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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모리” “빈자리는 우리가” … 거침없는 천안함 P세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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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해군 세 번째 이지스함 ‘류성룡함’ 우리 해군의 세 번째 이지스 구축함(KDX-Ⅲ)인 ‘서애 류성룡함’(7600t급) 진수식이 24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렸다. 5인치 함포와 함대함 유도탄, 주추진기관, 발전기 등의 국산 장비를 장착한 류성룡함은 적에게 탐지되지 않도록 소음을 최소화한 스텔스 공법으로 건조되었다. 길이 166m, 폭 21m, 높이 49m로 최대속력은 시속 55.5㎞다. 해군은 이지스함으로 세종대왕함과 율곡 이이함을 보유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해 3월 26일 천안함 폭침 사건을 계기로 애국심에 눈뜬 ‘P세대’의 46용사 추모 열기가 뜨겁다. ‘천안함 피격 1주기 대학생 추모위원회(공동대표 신보라)’가 주최한 추모 콘텐트 공모전에 대학생과 대학원생 등 181명이 응모했다. 이들은 또래 장병들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P세대답게 젊은 개성으로 풀어냈다.

 추모위는 작품들을 심사해 디지털 콘텐트와 문서 콘텐트 분야에서 각각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을 선정했다. 디지털 콘텐트 부문 대상으로는 신라별(25·연세대 영상음악전문가과정)씨의 연주곡 ‘그곳에 있었다’가 뽑혔다. 신씨는 “내 음악으로 희생자 유가족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서 콘텐트 부문 대상엔 유민철(23·동국대 윤리문화학과 4학년)씨의 시 ‘련(戀)’이 선정됐다. 유씨는 “북한의 위협이 46명의 가족을 비극적인 상황으로 몰고 갔다”며 “그분들의 슬픔과 그리움을 시에 담고 싶었다”고 했다. 현역 육군 중위인 이병철(27)씨는 ‘메멘토 모리’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응모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는 에세이에서 “연평해전, 제2 연평해전, 천안함 폭침이 있었지만, 한바탕 슬픔과 울분이 지나가면 우리들은 모든 것을 잊고 늘 서둘러 돌아왔다”며 “46인의 죽음을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군과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기기를 자유롭게 다루는 세대답게 영상 콘텐트도 33점이나 올라왔다. 직접 촬영을 하거나 애니메이션, 사진, 자막 등을 이용해 추모 영상을 제작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현엽(27·계명대 미디어영상학과 4학년)씨는 고 김선명 병장의 가족과 전역한 생존 장병 안재근씨 등을 인터뷰했다. 이씨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장병들과 유가족에게 존경의 마음을 나타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수상을 받은 박지현(21·고려대 북한학과 3학년)씨는 천안함 사건 관련 사진과 자막을 엮어 추모 영상을 만들었다. 그는 영상에서 “당신들은 대한민국을 위한 모든 명령을 수행하셨지만, 살아 돌아오란 명령만은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당신들의 빈자리를 이제 우리가 대신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추모위는 25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릴 ‘천안함 피격 1주기 추모문화제’에서 시상식을 할 예정이다.

글=김효은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 인간의 유한성을 일깨우는 말이지만 추모의 자리에서도 자주 쓰이곤 한다.

천안함 폭침이 낳은 ‘P세대’

Patriotism 애국심

북한 위협 실감, 애국심에 눈뜨다

Pleasant 유쾌

‘현빈 세대’ 군대도 즐겁게 간다

Power n Peace 평화

‘힘이 있어야 평화 지킨다’ 각성

Pragmatism 실용

진보·보수의 이분법을 거부한다

Personality 개성

SNS로 자기 생각 적극 알린다


시 부문 1등  유민철(동국대 윤리문화학4)

련(戀)

사람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지금 여긴 어디일까

이건 우리 분명 아련한 어머니의 목소리인데

1년동안 수화기 저 너머에서만 들어오던

존경하는 아버지의 목소리인데

사람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바보같은 우리 어머니

더 바보같은 그리고 푹 늙어버린 것 같은 우리 아버지

입대할 때도 그리 우시더니

아들은 잘 있답니다

<중략>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그 많은 사람들 울음 속에서도 유독 쩌렁쩌렁한 울음소리

언제나 어머니는 연약한 여자였어요

걱정 마요 어머니 자랑스런 해군아들이 지켜줄게요

아들은 잘 있답니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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