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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카르푸와 신흥시장 놓고 쟁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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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글로벌 유통시장에선 각국 유통업체들의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대형마트 부문 글로벌시장 2위인 프랑스 카르푸는 해외 매출 비중이 무려 57%다. 글로벌 1위인 미국 월마트는 24%, 4위인 테스코는 30%에 달한다(2009년 기준). 신흥국들이 2000년대 이후 유통시장의 빗장을 풀면서 글로벌 유통업체 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중국시장에서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시장점유율 2위 월마트(중국 매출 약 6조5000억원), 3위 카르푸(약 5조8000억원), 10위의 테스코(약 1조5000억원)와 ‘10원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글로벌 업체들은 한 지역에 매장을 냈다가도 실적이 안 나오면 여지없이 폐점하곤 한다”며 “우리도 효율을 추구하기 위해 지난해 말 고객이 크게 줄어든 상하이 차우안점을 폐점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선 시장 2위 카르푸(1조3000억원)를 따라잡기 위한 롯데마트의 맹렬한 추격이 시작됐다. 롯데마트 인도네시아법인 문영표 법인장은 “일 단위로 매출을 체크해 카르푸와 비교한다”고 말했다. 스카우트 전쟁도 벌어진다. 문 법인장은 “유통업체 간 스카우트전이 뜨겁기 때문에 유능한 직원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단속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 시간 안에 덩치를 불릴 수 있는 인수합병전에서도 글로벌업체와 부딪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롯데는 최근 인도네시아 마트업계 2위인 마타하리 인수전에서 글로벌 최강자인 월마트와 경합을 벌였다가 가격 차이로 아깝게 고배를 마셨다. 1998년 인도네시아에서 철수한 이후 다시 인도네시아 시장으로 진입하려는 월마트가 작심하고 인수전에 달려든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진혁 수석연구원은 “2006년 월마트와 카르푸가 한국시장에서 철수했을 때 글로벌 유통업체가 쫓겨갔다는 시각이 있었는데 정작 이들의 목적은 규모와 성장성이 더 큰 중국과 다른 아시아 지역에 집중하려는 것이었다”며 “대형마트의 경우 매장 수가 늘어날수록 효율이 높아져 경쟁력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자카르타(인도네시아)·싱가포르·호찌민(베트남)·상하이·항저우(중국) =
최지영·이수기·임미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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