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기업 도산위험 여전히 높다'

중앙일보

입력

국내 기업들의 도산위험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LG경제연구원이 부도가 나지 않은 상장사중 제조업체 372개사와 법정관리나 화의신청, 워크아웃 등 지난 97년 이후 실질적으로 부도에 이른 130개사를 대상으로 현금흐름충족률(CFAR)과 이자배상비율을 조사한 결과 부도가 나지 않은 기업중CFAR이 마이너스인 기업이 전체의 51.3%인 191개사나 됐다.

CFAR은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흐름에서 투자활동에 사용된 현금을 차감한 잉여현금흐름을 향후 5년간 연평균 원금상환액으로 나눈 것으로 피치-IBCA 등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들이 기업평가시 사용하는 지표이다.

따라서 절반이 넘는 기업의 CFAR값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흐름이 이자지급액에도 미치지 못한 상태로 투자를 계속함으로써 부채의 원금을상환하기 위해 다시 차입해야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97년 이후 부도가 났던 기업들 가운데도 부도발생 1년전 CFAR이 마이너스였던 기업이 전체의 36%인 47개사였던 점에 비춰 현재 기업들의 수준인 상당히 심각하다고 연구원은 우려했다.

특히 부채상환능력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CFAR이 -2배 이하인 기업도 75개사로 전체의 20.1%나 됐다.

또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을 이자지급액의 배수로 나타내 이자지급능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사용되는 이자배상비율이 1배 이하인 기업이 전체의 25.8%인 96개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의 4분의 1정도의 기업이 이자지급에도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의 이한득선임연구원은 조사결과 과거 부도가 난 기업이나 현재 생존하는 기업들의 현금흐름상태가 거의 비슷한 점에 비춰 생존한 기업들도 도산의 위험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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