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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천태만상]'생존게임'에서 '생명창조'까지-3

중앙일보

입력

◇사이버 공간에서의 사랑과 결혼

사람 사이의 만남이 있는 곳 어디서나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사이버 공간에서 얼굴도 모른 채 만나 서로에 대한 소중한 사랑을 가꾸어 결혼에 이른 커플 이야기는 이제 그다지 낯설지 않다. 이미 영화나 TV 드라마의 주요 소재로도 종종 등장하고 있다.
또한 각종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주제로 하는 웹사이트들이 속속 개설되고 있으며, 중매 전문 사이트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등장했다.

단순히 홈페이지에 결혼식 사진을 업로드하거나 결혼식 장면을 인터넷을 통해 단순 중계하는 것에서 벗어나 아예 인터넷을 통해 모든 결혼식을 진행한 경우도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사는 데일과 로리는 서로 상대방을 배우자로 받아들인다는 서약을 버지니아주 린치버그에 있는 제리 펄웰이라는 목사에게 보냈다.

펄웰 목사는 린치버그에서 주례를 맡아 자신의 컴퓨터 화면을 통해 이들 커플의 결혼식을 진행했다. 모든 결혼식은 ''시유시미(CUSeeMe) ''라는 동화상 전송 프로그램을 통해 인터넷으로 진행되었고 교회의 종소리조차 인터넷을 통해 전송되었다고 한다. 데일과 로리 부부의 홈페이지(http://www.twobecomeone.com)에 들어가면 결혼 사진과 함께 결혼식 진행 과정을 리얼 오디오 파일로 볼 수 있도록 올려놓았다.

지난해말 국내의 한 PC통신에서는 ''현실 세계에서의 만남은 없다''는 조건을 전제로 한 문자 그대로의 사이버 인격끼리의 결합인 ''사이버 부부''가 탄생한 사건’이 있었다.

이때문에 기혼자의 사이버 결혼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상당한 논란이 발생했고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는 이에 대한 규제조치까지 고려하기도 했다. 시시비비를 떠나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사이버 공간인 인터넷과 결부되면서 우리가 미처 상상하지 못한 또다른 풍속도를 그려내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과 여론, 그리고 정치

기존 대중매체와 인터넷의 가장 큰 차이점은 ''쌍방향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터넷의 특징이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되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국민의 여론 형성과 관련된 부분이다. 현재도 기성 언론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소비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각종 모임부터 불우이웃돕기, 부패 정치인 추방, 로버트 김 석방운동, 북한동포돕기 운동까지 아주 다양한 영역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NGO들은 인터넷의 혜택을 가장 크게 입는 분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준다는 취지 아래 만들어진 정부 기관의 웹사이트나 정당들의 사이트, 소속 국회의원들의 개인 홈페이지들은 많이 개설되어 있지만 인터넷의 ''쌍방향성''이라는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이트들은 방대한 양의 자료를 공개한다는 장점 외에는 대부분 기본적인 쌍방향 통신수단인 게시판 운영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청와대 게시판에 자신이 다니던 학교에 대해 자율학습 등과 관련된 투고를 했던 한 고등학생이 학교 명예를 훼손시켰다는 이유로 정학 처분을 받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부당한 처사에 대한 네티즌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이 학생에 대한 징계 해제와 학교장 전출이라는 사후 조치에도 불구하고 의사소통이 묘하게 왜곡된 사례로 네티즌들 사이에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또한 사이버 국회 등의 모의 사이트나 각 정치인에 대한 평가를 주식시장에서 증권을 사고파는 것처럼 구성한 포스닥의 사이버 정치증권 사이트(http://www.posdaq.co.kr)도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비슷한 아이디어로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을 증권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CEO스톡(http://www.ceostock.com)사이트가 등장하기도 했다.

각종 사이트에서 행하는 여론조사는 정부 관련 기관뿐 아니라 기업의 마케팅 활동, 각종 연구소의 연구조사, 언론사의 즉석 여론조사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하게 펼쳐지고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발빠른 방송사의 일부 연예프로는 네티즌들이 쓴 스토리를 기반으로 방송 내용의 상당부분을 채우기도 한다.

한편 각종 사회 비판 여론을 유머와 적절히 결합해 시원한 웃음을 선사하며 인기를 얻는 패러디 사이트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 패러디 돌풍을 몰고 왔던 "딴지일보"(http://ddanji.netsgo.com)사이트의 인기는 여전하며, 상업적인 성공도 어느 정도 거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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