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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새천년 한국프로야구를 이끌 선수(2)-주형광

중앙일보

입력

사이버중앙에서는 특집 시리즈 '새천년 한국프로야구를 이끌 선수'의 두번째 인물로 골든글러브 시상식 참석차 상경한 롯데 자이언츠팀의 주형광선수를 초대해 ndo 방송 녹음을 겸한 인터뷰를 가졌다.

사이버중앙에서는 네티즌들의 참여를 위해 네티즌들이(http://bbs.joins.co.kr/cwb-bin/crazywwwboard.exe?db=sports_base) 야구게시판에 '새천년 한국프로야구를 이끌 선수'를 추천하면 그 의견을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편집자]

때는 1992년 봄. 대통령배 고교야구1차전에서 영남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의 야구 명문 부산고와 경북고가 만났다.

경기 초반 호투하던 부산고의 주전투수 손민한(현 롯데 자이언츠)
이 경북고의 강동우(현 삼성 라이온즈)
의 강타에 맞아 부상당하면서 경기를 계속하기 어렵게되자 부산고 벤치에는 암운이 드리워졌다.

손민한의 뒤를 이어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아직 얼굴에 솜털이 보송보송할 정도로 앳띤 얼굴의 2년생 주형광(2년생)
. 햇병아리인 그가 올라오자 장내에 있던 선수들과 관중들은 대부분 매서운 타력을 자랑하는 경북고가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나이에 어울리지않게 186cm의 훤칠한 키에 83kg의 탄탄한 체구를 자랑하는 주형광은 이런 예상을 깨고 초고교급의 빼어난 피칭으로 막강한 경북고의 타선을 봉쇄, 완투승을 거두는 놀라운 활약을 보였다. 스타탄생의 예고편이었다.

이 경기를 시발점으로 하여 92년 한해에만 전국대회에서 소속팀 부산고의 3회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고 우승 대회마다 우수 투수상을 수상하면서 고교야구 투수 최대어로 급부상 프로야구와 대학야구팀 스카우트의 최대 표적이 됐다.

94년 졸업과 함께 주형광은 지속적인 스카우트의사를 밝혔었던 동국대 대신 프로를 선택, 당시 고졸 최고대우(계약금 연봉 합계 1억4백만원)
를 받으며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그는 94년 입단후 4월 19일에 첫 경기로 치룬 대한화전에서 평소 좋아해오던 정민철투수를 상대로 2대1로 승리하며 프로에서의 첫 승을 올렸다. 만 18세의 나이로 기록된 그의 승리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아직도 깨어지지 않고 있는 '최연소 승리투수'의 기록이다. 그는 이와 함께 한국 프로야구 '최연소 완투승' '최연소 완봉승' 등 앞으로도 당분간 나오기 힘든 여러가지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94년, 95년 각각 11승, 10승을 달성, 명실상부한 10승 투수 반열에 오르며 프로에서의 위치를 굳게 다진 주형광은 이어지는 96년 최고의 성적을 거둔다. 시즌 18승으로 한화 이글스의 구대성선수와 다승 공동선두와 함께 총 221개의 탈삼진을 기록 탈삼진부문에서도 1위에 올라 2관왕에 등극하는 등 96년 한시즌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이는 당시 최동원 선수가 가지고 있던 한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에 2개 모자라는 숫자이다.

97년에는 군문제로 인해 동계훈련을 전혀 받지 못한 여파로 다소 기복을 보여 시즌 6승의 부진한 성적을 보였지만 98년에는 11승, 올 시즌 13승을 거두며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현재 문동환, 박석진과 함께 롯데 마운드의 3대 중심축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올 시즌 롯데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데 큰 공헌을 세웠다.

주형광의 기록을 살펴보면 유난히 탈삼진이 많다는 점이 특징으로 나타난다. 직구는 시속 140km 초반으로 다른 정통파 투수들에 비해 그리 빠른 편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수준급의 변화구와 탁월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상대타자들을 압도한다. 특히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파고드는 날카로운 슬라이더는 압권이다. 6년간 총 탈삼진 924개를 기록하며 내년에는 1천 탈삼진의 대기록 수립을 예약한 '닥터 K'로서 위세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명실상부한 롯데의 에이스로 군림한 주형광에겐 아직 못다이룬 꿈이 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지난 12월 15일 호텔롯데월드에서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투수부문 수상자 정민태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는 다시 한번 그의 꿈을 떠올리며 나지막히 되뇌인다. "그래! 꿈은 멀지않다. 나는 꼭 이뤄낼 것이다."

Cyber중앙 이재철 기자<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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