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 포트폴리오 지도자 교육’ 왜 필요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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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뿐 아니라 중·고교 입시에까지 입학사정관이 확대되면서 비교과 활동을 정리해 제출하는 포트폴리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교사·학부모·학생 모두 성적위주의 평가에만 익숙해 포트폴리오 준비가 어렵다. 포트폴리오와 관련해 민간 차원의 지도자 양성과정이 필요한 이유다. 입학사정관 포트폴리오 지도자 양성에 나선 전문가 3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입학사정관 제도는 무엇인지, 지도자 양성이 왜 필요한지 얘기를 나눠봤다.

-각각 입시제도독서교육심리상담 분야의 전문가로 강의에 나선다고 들었다. 지도자 양성과정을 고민하게 된 이유는.

강도희(이하 강): 창의적체험활동독서교육 지원시스템 등 입학사정관과 관련된 지원제도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일선 학교에선 이런 과정을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갈피를 못 잡는 경우가 많다. 핵심은 포트폴리오인데 경험정보의 부재가 문제다. 포트폴리오를 ‘결과물에 대한 기록’으로만 이해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노력 과정’이 포트폴리오다. 결국 교사·학부모의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김슬옹(이하 김): 현대사회는 통합적 언어구사력을 요구하는 시대다. 책신문 같은 전통적 매체뿐 아니라 인터넷스마트폰태블릿PC 등 다양한 정보전달방법이 등장했다. 읽기·쓰기·말하기 모든 영역에서 남의 의견을 경청하고 내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국어 교육도 이런 변화에 맞춰져야 한다. 포트폴리오는 ‘나를 가치 있게 표현하는’ 한 수단이다. 통합적 언어구사력이 필요한 분야다. 입학사정관제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입시제도의 측면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통합적 언어구사력을 키울 수 있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정화(이하 이): 입학사정관제는 지원자의 성장과정에 초점을 둬 잠재력을 평가하겠다는 제도다. 평가의 방법과 기준은 다양할 수 있다. 어떤 평가방법이든 자신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의 성격성향흥미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유아부터 고교생에 이르기까지 연령이나 개인적 성향에 맞춰 전문가의 심리상담과 지도가 필요하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활동을 찾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결국 포트폴리오 아닌가. 현재 입학사정관제는 제도적 기반만 닦였지 이런 과정을 지도해 줄 인적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지도자 교육과정에선 어떤 내용들이 주로 다뤄지는가.

김: 독서는 단지 읽는 것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쓰기말하기 영역까지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수 백 가지의 책이 있다면 수백 가지의 독서방법이 있다. 중요한 것은 탐구하며 읽는 능력이다. ‘왜 그렇지?’ ‘정말 그런가?’ 등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을 던져야한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을 해나간다면 그것 자체가 훌륭한 독서기록이 될 수 있다. 책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정확하게 표현하고 내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능력을 배우게 된다. 이런 과정을 자연스레 이끌어주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다.

이: 유아시기부터 중고교 청소년까지 성장발달과정에 따라 재능과 잠재력을 끌어내는 방법을 찾는다. 청소년의 개별성향에 맞춰 개성·장점·재능이 무엇인지를 탐색하는 과정이다. 심리상담의 기본이론부터 시작해 실용적인 대화기술까지 다뤄진다. 숨은 재능을 찾고 적성에 맞는 활동을 지도한다는 점에서 가장 적합한 지도자는 부모교사 등 가까운 사람이다. 실제 사례 중심으로 강의가 진행되기 때문에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기술을 손쉽게 익힐 수 있을 것이다.

강: 앞으로 공·사교육을 막론하고 전문 상담가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다. 단지 성적만을 기준으로 한 기계적인 입시 상담이 아닌 진로·적성 계발을 도울 수 있는 입학사정관제에 특화된 진학 지도자가 필요하다. 당연히 입시정보에 대해 누구보다 더 정확히 알아야 한다. 입학사정관제도뿐 아니라 기타 다양한 대학전형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보를 정리·전달해주는 능력도 필수다. 최근 입시제도의 흐름, 앞으로의 변화 등 입시와 관련된 모든 정보들을 다룰 예정이다.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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