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송도] 삼성 2조, 롯데 1조 … 기업 투자 봄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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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를 잇는 인천대교의 야경. 바다 위 구간만도 12.3㎞에 이르는 이 해상교량을 통해 송도와 인천국제공항이 15분 거리로 단축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춤했던 송도국제도시가 다시 투자유치 봄바람을 타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잇따라 투자를 약속하고 연세대 송도캠퍼스도 문을 열면서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인천시는 송도·청라·영종지구로 구성된 인천경제자유구역 가운데 송도를 국제비즈니스와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 연구개발 기지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현재 4만 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2020년까지 25만 명의 계획도시로 키울 계획이다.

그러나 2009년까지 진행된 1단계 사업은 기업·투자유치 실적이 부진해 목표 달성에 의문이 증폭됐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업 중단이 많아 ‘비즈니스가 없는 아파트 신도시’라는 비판도 들어왔다.

그러나 최근 삼성이 2조1000억원대의 바이오 시밀러 제조공장을 5공구에 건립하겠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삼성의 바이오제약 산업과 연계되는 분야에 대한 투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의 투자 결정이 일파만파의 후폭풍을 몰고 오고 있는 것이다.

삼성에 가려져 크게 부각되지 못했지만 국내 최대의 유통업체인 롯데의 송도 투자 계획도 대규모다. 롯데자산개발은 지난해 11월 송도개발유한회사(NSIC)와 1조원대 규모의 복합쇼핑몰 개발·운영 협약을 체결했다. 송도국제도시의 심장부에 대규모 복합쇼핑몰인 ‘송도 롯데쇼핑타운’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이 협약에 따라 NSIC는 송도국제업무단지 내 2개 블록의 쇼핑몰 부지(8만4500㎡)를 롯데자산개발에 매각할 계획이다. 롯데는 이 땅에 상업 및 문화시설이 포함된 대규모 쇼핑타운을 개발할 예정이다. 롯데는 이 사업에 모두 5000만 달러의 외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송도 롯데쇼핑타운은 연면적 22만㎡의 복합 상업시설로 주변 도시 인프라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 쇼핑타운 주변으로는 68층짜리 오피스 빌딩인 동북아무역센터를 비롯, 송도컨벤시아(컨벤션센터)·쉐라톤호텔·송도센트럴파크 및 고급 주택단지들이 위치해 있다. 롯데쇼핑타운이 완공되면 서울 코엑스단지와 유사한 복합 상업단지가 송도에 형성되는 것이다.

이 쇼핑타운은 2012년 상반기에 착공될 예정이다. 2020년까지 거주인구가 25만 명으로 불어나게 될 송도국제도시의 가능성에 대한 투자라는 분석이다. 송도국제도시 자체는 물론 수도권과의 연계성이 높고 인천국제공항까지 15분 거리라는 입지가 높이 평가된 것이다. 공항인접도시의 이점을 활용, 중국·일본 등 외국인 쇼핑 관광객들까지 겨냥하고 있다.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게일 인터내셔널의 스탠 게일 회장은 “쇼핑업계의 선두 주자인 롯데가 직접 개발·운영하는 송도롯데쇼핑타운은 외국의 쇼핑객들까지 끌어 당기는 송도의 명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해 5월에는 포스코건설이 국내 대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서울 강남에서 송도로 사옥을 이전했다. 1500여 명의 임직원과 그 가족들이 한꺼번에 송도로 옮겨 오면서 거리 풍경도 강남 수준이 됐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송도에는 시스코·IBM 등의 글로벌 기업들을 포함, 모두 328개의 국내외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삼성이 투자를 발표한 바이오산업 분야에도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라난 셀트리온을 비롯, CJ통합연구소·베르나바이오텍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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