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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일본 지진에 무력감 … 빨리 어려움 헤쳐 나오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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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연수 중인 소설가 신경숙(48·사진)씨가 일본 지진돕기 성금에 써달라며 본사에 100만원을 내놓았다. 신씨는 18일(한국시간) “너무나 큰 일을 겪고 있어 말 한마디도 조심스럽지만 일본이 하루라도 빨리 이 어려움을 헤쳐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신씨는 전화 통화에서 “생각할 수 있는 범위를 뛰어 넘는 재앙에 인간으로서 무력감을 느낀다. 일본뿐 아니라 인류 전체의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진 발생 직후 일본의 여성 작가 츠시마 유코의 안부를 일본에 있는 지인을 통해 확인했다”고 했다.

 신씨는 2006년 3월부터 1년간 츠시마와 함께 각자의 에세이를 한국, 일본 문예지에 동시 연재했다. 한국에서는 월간 ‘현대문학’에, 일본에서는 ‘스바루’에 실렸고 이를 묶어 수필집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을 냈다. 츠시마는 소설 ‘인간 실격’으로 유명한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1909∼1948년)의 딸이다. 한·일 작가 행사에서 처음 만나 친해진 두 사람은 에세이를 양국에서 동시 연재하자는데 의기투합, 각자 출판사를 섭외했다.

 신씨의 장편 『외딴방』이 일본에서 번역 출간됐을 때 츠시마씨가 추천 글을 써주기도 했다. 신씨로서는 이런 각별한 인연의 츠시마가 안전한지가 무엇보다 궁금했던 것이다.

 “뉴욕에서도 거의 일본 열도에 관한 뉴스입니다. 한국인이든 미국인이든 진심으로 걱정을 하고 있음을 느꼈어요. 특히 우리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볼 정도로 일본인의 침착함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한편 다음 달 5일에는 신씨의 베스트셀러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동시 출간된다.

신씨는 “5월 중순까지 미국과 캐나다 전역을 돌며 책 홍보를 하고 6월에는 유럽에서의 책 출간에 맞춰 스페인·이탈리아·영국 등지를 다녀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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