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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짜리 지폐 만드는 비용은 겨우 90원

중앙일보

입력

1만원짜리 지폐를 만드는 데 얼마 드는지 아나요? 90원이에요.

90원밖에 들지 않는 1만원짜리 '시퍼런 종이(화폐)' 로 우리는 5백원짜리 새우깡 20개를 슈퍼마켓에서 사서 친구들과 맛있게 먹을 수 있지요.

우리나라의 '돈 공장' 인 한국조폐공사에서 만든 '시퍼런 종이' 한 장과 새우깡 20개와 바꾼다니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공책보다 싼 '종이쪼가리' 에 불과한데 말이에요.

이는 '종이' 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 때문이에요. 슈퍼마켓 주인은 나중에 그 '종이' 를 옷가게 주인에게 주면 티셔츠를 사 올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어요. 옷가게 주인도 그 '종이' 로 다른 물건을 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종이' 를 받고 물건을 파는 것이지요.

왜 이런 '종이' 가 만들어졌냐고요? 이 '종이' 가 없다고 생각해 봐요. 영이는 새우깡이 있는데 바나나가 먹고 싶어요. 철이는 바나나는 있지만 옷을 사고 싶지요.

이렇게 되면 영이가 철이에게 바나나와 새우깡을 바꾸자고 해도 철이는 듣지 않을 거예요. 영이는 어쩔 수 없이 바나나를 갖고 있으면서 새우깡을 먹고 싶어하는 사람을 찾으러 이리 저리 헤매야 하겠죠. 이렇게 물건과 물건을 서로 바꾸는 것을 '물물교환' 이라고 하지요.

이 때 화폐가 있다고 생각해 봐요. 영이는 자기가 갖고 있는 새우깡을 팔고 받은 돈으로 철이의 바나나를 살 수 있을 거예요. 철이도 바나나를 판 돈으로 자신이 원하는 옷을 사겠죠.

어때요. 화폐가 없으면 너무 힘들겠죠? 각 나라에서는 이런 어려움을 없애기 위해 종이에 그림을 그려넣고 "이 종이는 얼마로 한다" 고 널리 알리고 모든 것을 사고 팔 때 쓰게 한 것이죠. 국민은 이를 믿고 따르는 것이고요.

이제 만드는 데 90원밖에 들지 않는 1만원짜리가 왜 아무 거리낌없이 1만원 가치를 갖고 사고 파는 데 쓰이는지 알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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