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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탐방 시리즈 ⑥ 천안녹색소비자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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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혼자서는 지역사회에 살면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힘이 부족하다. 시민들의 작은 목소리를 모아 여러 분야에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 바로 시민사회단체다. 중앙일보 천안·아산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노동, 인권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집단의 이익이 아닌 시민들의 이익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를 찾아 조명한다.

천안녹색소비자연대는 생활 속 무심히 넘어가고 있는 건강과 환경에 관한 문제들을 알려 건강한 삶, 환경을 생각하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건강강좌에 참여한 주부들이 친환경 방향제를 만들며 즐거워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식탁을 보면 지구 생태계가 보인다

할인매장이나 과일가게에 가면 예쁘게 포장된 과일이 그렇게 탐스러울 수가 없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는 말처럼 더 반질반질하고 탱글탱글한 먹음직스러운 과일에 소비자들의 손길이 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상술이 숨어 있다. 화려한 색상의 잉크를 잔뜩 넣은 포장지, 재활용이 되지 않는 ‘팬캡’, 필요 이상으로 압축강도를 높인 골판지상자 등 모두가 환경을 해치는 요인이다.

 병충해를 견디고 윤기있고 탐스러운 과일을 만들기 위해 뿌려지는 농약은 환경오염은 물론 인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도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이마트 천안점 문화센터에서 ‘환경과 생명을 살리는 먹을 거리’를 주제로 강연이 열렸다. “회원님들 우리가 사과나 배를 먹기까지 그 과일에 몇 번의 농약을 치는지 혹시 생각해 보셨나요?” 강의를 들으러 온 주부 20여 명이 천안녹색소비자연대(이하 녹색연) 김선혜 환경강사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강사는 ‘가족과 이웃, 지구를 생각하는 가까운 먹을 거리’를 주제로 강의를 이어 갔다.
 “최고 18번까지 사용한답니다” 김 강사의 설명에 주부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김
 김 강사는 건강을 생각해 확인해야 할 5가지로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된 식품 고르기 ▶가공식품은 원재료의 원산지를 따져 보기 ▶유기농이라도 원산지와 원재료를 꼼꼼히 확인하기 ▶포장된 가공식품보다 신선한 1차 농·축·수산물 사기 ▶제철 먹을 거리를 꼽았다.

 또 건강식품 고르는 방법으로 친환경 쌀을 주문과 동시에 도정해 먹을 것, 축산물은 항생제·성장촉진제·영양제가 첨가되지 않고 유전자가 조작되지 않은 주문사료나 직접 만든 사료를 먹인 것으로 고를 것, 생선과 건어물은 자연산 국산수산물과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은 것으로 택할 것, 가공식품은 친환경농산물을 원료로 하고 첨가물도 안전성을 따져 만든 것을 살 것, 간식은 색소·방부제·유전자변형농산물(GMO) 등을 사용하지 않고 만든 빵이나 과자를 구입할 것을 강조했다.

 이 밖에 생활용품의 경우 환경호르몬 걱정 없는 천연세제, 재생휴지, 천연유약 바른 그릇, 천연화장품을 사용하고 양념류는 조미료나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은 식품을 권장했다.

 주부들은 김 강사의 말을 꼼꼼히 받아 적으며 생활 속에서의 녹색소비실천을 다짐했다. 주부들은 강의가 끝난 후 천연재료를 이용해 친환경 방향제를 직접 만들며 환경과 건강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주부 안창숙(33·신방동)씨는 “친환경이나 유기농 제품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 강의를 신청했다”며 “강의를 듣고 직접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 보며 식구들의 건강도 생각해 보고 환경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녹색소비를 위한 다양한 활동

천안녹색소비자연대는 생활 속 녹색소비 실천을 통해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건강을 생각하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이 전기에너지 10% 줄이기다. 환경문제를 공동 주거공간인 아파트를 중심으로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운동이다.

 올해는 청당동 벽산블루밍, 청수지구 중흥S클래스, 용곡동 동일하이빌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매달 ‘플러그를 뽑는 사람들’ 활동을 통해 구체적인 에너지 절약 방법을 알아보고 실천함으로써 에너지를 절약하는 아파트를 만들고 있다.

 전기에너지 줄이기 외에도 아파트와 공원을 중심으로 벼룩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자원봉사로 참여한다. 벼룩시장 참가비(1000원)를 지역아동센터 환경교육, 책보내기 운동에 사용하는 등 환경과 나눔이 함께 하는 벼룩시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아울러 환경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소모임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환경주부동아리 ‘솔나리’, 신용경제지도력 모임, 천연화장품 만들기 ‘지구미인’, 뜨개질 모임, 지구특공대 등의 모임에서는 생활 속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유해물질을 바로 알고 건강한 먹을 거리를 구입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도 녹색연은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녹색소비를 실천하는 10개 동아리를 만들어 시민들이 함께 공유하며 실천하는 ‘365일 녹색운동(Green action)’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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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생각하는 소비생활이 건강한 지역사회 만든다

글=강태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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