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원투자 이렇게] "농가 고쳤더니 멋진 전원주택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쓸만한 농가를 개보수하면 멋진 전원주택이 됩니다. "

지난해 4월 충북 진천군 백곡면 구수리의 안구수리 마을로 삶의 터를 옮긴 김혜경(43.여)씨는 종전에 살던 서울 대치동 아파트를 팔지 않고 그대로 갖고 있다.

시골 농가를 고쳐 거주하는 바람에 큰 돈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金씨가 하나뿐인 아들 창민(9)이를 '시골에서 키우고 싶다' 는 일념으로 남편 이영건(43)씨를 졸라 '시골행' 을 결심한 것은 창민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97년께. 그후 주말마다 서울 근교 등을 돌아다니며 살만한 곳을 물색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봄에 부동산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매물로 올라 있던 지금의 집을 찾아냈다. 지목이 대지로 돼있는 땅 2백77평을 평당 13만원 남짓인 4천3백만원에 샀다.

그 위에 있던 우사(牛舍)와 헛간이 달린 농가도 5백만원을 쳐주었다. "막상 새 집을 짓기 위해 농가를 헐려고 보니까 그런대로 쓸만해 보이더라구요. 고쳐서 그냥 살기로 생각을 바꿨지요. "

金씨는 인심도 얻을 요량으로 마을 사람에게 일을 맡겼다. 우사에 10평짜리 방을 들인 뒤 본채(20평)와 함께 방마다 보일러를 놓고 도배를 새로 한 것 외에는 기둥과 서까래 등 기존 시설을 그대로 살려 보수했다.

비용은 1천만원이 들었다. 총 5천8백만원이 투입된 셈이다.

집을 새로 짓지 않다보니 1백50평 정도의 텃밭을 그대로 가꿀 수 있게 된 것도 의외의 소득이었다.

金씨가 사는 이 마을은 지방도에서 1㎞ 떨어진 산골짜기로 10가구 가운데 이미 3가구가 외지인이고 내년 봄에는 5가구 정도가 더 새로 집을 지어 이사올 예정. 그러다 보니 金씨에게도 그동안 '집을 팔라' 는 제의가 심심치 않았고 땅값도 평당 18만원선까지 올랐다.

인근 초.중학교에서 미술특활교사로 일하고 진천읍내에 나가 미대 입시생을 개인지도하면서 한달에 1백70만원 정도를 벌고 있는 金씨는 "남편이 서울로 출퇴근하는 것이 걸리긴 하지만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고 그림 작업에 열중할 수 있어 가족 모두 만족하고 있다" 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