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미야기 실종 1만 명 중 2000명은 살아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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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동일본 대지진 발생 5일째인 15일 일본 정부는 구조작업과 시신수습 작업을 이어갔다. 이날 오후 8시 현재 일본 경찰청의 공식 사망(3373명)·행방불명자(6746명) 집계는 1만119명이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일본 정부와 경찰이 현장을 확인한 뒤 작성한 것이어서 3만~4만 명 규모로 추정되는 실제 피해 규모와는 차이가 크다.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사활을 건 구조작업이 펼쳐지고 있는 도호쿠(東北) 지방에선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고 있다. 지진으로 주민 1만 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됐던 미야기(宮城)현 미나리산리쿠(南三陸)에선 실종자 중 2000여 명의 소재가 확인됐다. NHK방송은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이들이 43개 대피소에 분산 수용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와테(岩手)현 오쓰치(大槌)에선 지진 발생 92시간 만에 75세 여성이 구조됐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이 여성의 아들이 구조대에 “지진으로 파괴된 집 안에 엄마가 있다”고 신고했고, 구조대는 1층 복도에 웅크리고 있던 이 여성을 발견했다. 저체온증이 있지만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미야기현 이시마키(石卷)에서도 무너진 건물 안에서 남성 한 명이 96시간 만에 구조됐다.

이에 반해 일부 외신은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절망적 현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독일 통신사 dpa는 “독일에서 파견됐던 41명의 구호팀이 ‘피해지역에서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없다’고 판단해 구조활동을 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추가 지진에 대한 공포도 엄습하고 있다. 조만간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일본 정부의 발표에 지진 피해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주민들까지 동요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일본 전역에서 편의점의 물과 빵·건전지·캔음료·컵라면 등 생필품이 동이 나고 있다.

 프랑스는 주일 대사관 웹사이트에서 “추가 지진의 위험이 있으니 프랑스인들은 도쿄와 간토(關東) 지방에서 떠나야 한다”고 당부했고, 중국은 지진피해 지역 내의 자국민들을 본국으로 철수시키기로 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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