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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주유비 한달 100달러 늘어…카풀·대중교통 이용 한인 '부쩍', '비용 줄이기' 묘안

미주중앙

입력

지난 36개월 평균 개솔린가격 추이 [출처:GasBuddy.com]

LA한인타운 인근 행콕파크에 있는 한 주유소에 모든 종류의 개솔린이 갤런당 4달러를 넘고 있다. 신현식 기자

미국내 개솔린 가격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주유비 지출을 절약하는 데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 물가 인상에 따른 부담이 느는 가운데 중동 지역의 정정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미국내 유가까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동네에 살면서 직장이 비슷한 지역에 있는 가족이나 지인과 카풀을 시작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한인들도 늘고 있다.

▶주유비를 줄여라

롱비치에서 LA한인타운으로 출퇴근 하는 K씨(33)는 개솔린 가격이 한창 오르기 시작한 연초부터 운전을 포기하고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K씨는 "현 시세로 개스를 가득 채우면 80달러 정도가 나오는데 한달에 4번 정도 주유를 하니 주유비만 320달러 이상이 든다"며 "하지만 지하철 월정액권은 75달러에 불과해 적잖은 돈을 절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K씨(53)도 주유비가 4달러50센트를 넘겼던 2008년 여름 사무실을 LA다운타운으로 옮긴 뒤부터 기차와 지하철로 통근을 하고 있다. 점심이나 저녁 식사 약속 대부분이 한인타운이지만 이 때도 지하철을 이용한다. 유가가 잠시 내렸던 2009년 초 며칠 운전을 해보기도 했지만 이제는 대중교통이 좋다는 그다.

K씨는 "통근 시간에 신문과 책도 읽을 수 있어 시간활용에도 좋다"고 말했다.

LA메트로에 따르면 지난 1월 버스와 지하철 이용객은 3694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6% 늘었다. 특히 주말이나 휴일 이용객은 줄어든 반면 평일은 4.6% 늘었다. 전국적으로도 대중교통 이용객이 작년에 4.6% 증가했다.

카풀도 인기다. 다이아몬드바에 사는 L모씨(26)는 올 초부터 이웃에 사는 지인과 1주일씩 번갈아 가며 카풀을 하고 있다.

L씨는 "월 250달러 정도던 주유비 지출이 350달러가 넘어 고민하던 차에 지인의 권유로 카풀을 하고 있는데 마음이 한결 편하다"고 말했다.

▶주유비 얼마나 올랐길래

지난 3년간 개솔린 소매가의 움직임을 보면 마치 롤러코스터와 같다. 전국자동차클럽(AAA)에 따르면 4일 현재 LA카운티의 평균 개솔린(Regular) 가격은 갤론당 3.853달러(전국평균은 3.471달러)로 지난 2008년 9월3일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1주일 만에 5.17%(18.8센트) 한달 동안은 14.12%(47.3센트) 1년 전과 비교해서는 26.92%(82.6센트)나 급등했다. 오렌지카운티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래프 참조>

4달러62센트에 달했던 지난 2008년 6월만큼은 아니지만 캘리포니아주의 유가는 갤론당 4달러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베벌리힐스 등 부촌에서는 갤론당 4달러를 넘나드는 가격이 붙어 있는 주유소를 찾는 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AAA의 제프리 스프링 대변인은 "갤론당 4달러에 근접하며 지역별로 보이던 가격 차이도 사라지고 있어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급격한 상승세는 북아프리카.중동 지역의 정정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 4일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배럴당 104.42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2008년 9월26일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연방 에너지부에 따르면 미국내 원유 수요는 4주 연속 증가했다. 공급은 줄지만 수요는 늘고 있으니 추가적인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그나마 유럽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영국의 4일 유가는 리터당 130.68펜스 갤론당 달러로 환산해 8.06달러에 달해 외출을 극도로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기름값 어떻게 아낄 수 있나

개솔린 비용을 줄이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가장 좋은 것은 하이브리드나 전기 자동차를 사는 일이겠지만 개스값 아끼겠다고 새 차를 사는 건 장기적으로는 좋을 지 몰라도 단기적으로는 큰 메리트가 없다.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절약법은 우선 주유는 낮 보다는 이른 아침이나 밤 늦게 하는 게 좋다. 기온이 낮을 수록 개솔린의 밀도가 높아 같은 가격에 더 많은 개솔린을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유를 할 때는 탱크를 가득 채우는 게 좋은데 주유기의 잠금쇠가 자동으로 풀린 뒤에 수동으로 더 넣는 것은 자동차에도 좋지 않다. 타이어 기압은 종종 체크해 적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GPS를 이용해 이동거리를 최소화 하는 것도 좋다.

법적으로 정해진 제한속도를 지키는 것도 기름값 절약에 큰 도움이 된다. 시속 55마일로 달릴 때의 마일리지가 시속 65~70마일로 달릴 때보다 21% 좋다.
에어컨은 프리웨이(고속도로)에서만 트는 게 좋다. 에어컨을 사용하면 개솔린 소비량이 8% 늘어난다.

주차는 가능한 그늘에 해 개솔린이 증발하는 양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급출발 급정거를 피하고 규정 속도 이상을 넘지 않는 것도 유용하다. 이밖에 장거리 운전에는 크루즈컨트롤을 사용하는 것도 개솔린 소비량을 평균 7%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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