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로 공사 따내 브리태니커 이름 올라 … 성수대교 붕괴, 외환위기로 회장 물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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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영화 ‘굿바이 테러리스트’를 감독할 때의 최원석 전 회장의 모습. 2년에 걸쳐 만들기는 했으나 개봉되지는 않았다. [중앙포토]

동아그룹 창업주인 고(故) 최준문 회장의 장남. 1943년 대전에서 태어나 한양대 경제학과와 미국 조지타운대(학사)를 졸업했다. 66년 동아콘크리트 사장을 시작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했다. 77년부터 동아건설·대한통운·동아증권 등을 주요 계열사로 하는 동아그룹 총수를 지냈다.

83년 리비아 대수로 1단계 공사(39억 달러)와 90년 2단계 공사(62억 달러)를 잇따라 따내며 동아건설을 국내 최고 건설회사 반열에 올려 놓았다. ‘인류 역사상 최대의 토목 공사’라 불리던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이끌었다는 이유로 당시 세계 최대의 백과사전이었던 브리태니커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동아건설이 지은 성수대교가 94년 무너지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97년 말에는 외환위기까지 닥쳤다. 당시 동아그룹은 공시지가로 따져 1조원이 넘는 경기도 김포 매립지 개발에 그룹의 여유 자금을 대거 투자한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 외환위기가 닥쳐 아파트 해약과 중도금 미납 사태가 일어나자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결국 98년 5월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그는 강제 퇴진됐다. 동아건설은 그해 9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가 2001년 파산 결정을 받았다. 2004년에는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법정 구속되는 수모도 겪었다.

2007년에는 감독이 돼 직접 메가폰을 잡고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현재는 경기도 안성의 동아방송예술대학 이사장으로 후학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커피 한 잔’이라는 노래 등으로 60~70년대에 인기를 모았던 자매 듀엣 펄 시스터즈의 언니 배인순씨, 전 KBS 아나운서 장은영씨와의 결혼 및 이혼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현재는 안성 동아방송예술대의 이사장 관사에서 둘째 아들인 최은혁(34) 학교법인 공산학원 사무국장 가족과 함께 지내고 있다. 공산학원은 최 전 회장의 선친인 고 최준문 전 회장이 사재를 털어 세웠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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