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공사 16년 공든 탑, 호주 ‘변덕정치’ 에 무너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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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한국 기업들이 16년간 공들여 탐사해 온 호주 유연탄광에 대한 개발이 채굴 직전 불허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광물자원공사는 7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정부가 와이옹 월라라 석탄광산에 대한 채굴허가 신청을 최종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 결정은 오는 26일 주의회 총선을 앞두고 주정부의 임기가 만료되는 4일 자정(현지시간)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나왔다.

 와이옹 광산은 광물공사 82.25%, SK네트웍스 8.5%, ㈜경동 4.25% 등 한국컨소시엄이 95%의 지분을 갖고 있다. 광물공사는 1995년부터 4000만 호주달러(약 440억원)을 투자해 탐사를 해왔다. 최근 경제성을 확인하고 채굴 허가 신청을 했다. 공사는 매년 450만t의 유연탄을 28년간 캐낼 계획이었다.

NSW 주정부는 지난 2일 계획승인위원회를 열고 “탄광을 개발해도 좋다”는 추천까지 했다. 하지만 임기 만료 직전 이를 뒤집은 것이다. 현지 언론들은 “주민 민원이 많은 광산에 대해 채굴 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은 선거를 앞둔 정치적 결정”이라고 전했다.

 광물공사 측은 “이의신청을 한 뒤 26일 새 정부가 출범하면 다시 허가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총선 승리가 확실해 보이는 야당들도 채굴에 반대하고 있어 광물공사가 440억원의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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