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을 만들기로 유명한 에르메스의 비디오방이 한국에 왔다. 5년째 전세계를 순회하는 이동식 비디오방이다. 알루미늄과 유리로 만들어져 있다. 흡사 거대한 트렁크 모양이다. 가로 7m, 세로 2.8m에 불과하다. 관객이 꽉 차도 10명 남짓이다. 그래서 한국에선 '비디오 쪽방'이란 별명이 붙었다. 공식 명칭은 'H Box'이다. 에르메스가 문화지원사업으로 기획했다. 설계는 프랑스 유명 건축가인 디디에 피우자 포스티노(Didier Fiuza Faustino)가 했다. 2007년 프랑스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세계 순회 중이다. 작품은 전세계를 상대로 공개모집한 뒤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세계적인 명품 비디오물이라고 보면 된다.
▶이름:H BOX
▶용도:명품 '비디오 쪽방'
▶크기:가로 7m, 세로 6.5m, 높이 2.8m. 수용인원은 10여 명.
▶재질:알루미늄과 플렉시글라스라는 신소재로 밖에서도 영상물이 살짝 보인다.
▶상영물:서로 다른 장소에서 살아온 다채로운 문화적 배경을 가진 8명의 작가들의 흥미로운 비디오 신작.
▶상영작 제작자: 한국 작가 남화연과 왕 지안웨이(중국), 마크 루이스(캐나다), 율리카 루델리우스(독일), 오머 패스트(이스라엘), 로사 바바(이탈리아), 알리 카즈마(터키), 니킬 초프라, 무니르·카바니(인도).
▶볼 수 있는 곳: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3층. 5월1일까지 전시.
▶관전포인트:작품을 다 보려면 1시간 55분 소요. 좁은 공간에서 비디오 아트 8편을 보려면 어려운 예술영화를 볼 때 이상의 인내심이 필요할 듯.
전시 담당자인 임혜진씨는 “이번에 상영되는 8개의 비디오 작품 외에 2층에는 다른 나라에서 상영했던 작품도 볼 수 있다"며 "서로 비교하면 명품 영상물의 트랜드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디디에 피우자 포스티노의 작품은 한국에도 있다. 1평 타워라고 불리는 경기도 안양예술공원의 ‘Misfit Tower’와 강원도 양양군 일현미술관 조각공원의 ‘Sky Is The Limit’이라는 작품이 그것. (문의 02-733-8945)
심영규 기자 s09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