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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랜드마크 … 베트남에 ‘건설 한류’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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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베트남 내 ‘건설 한류’의 상징인 하노이의 ‘경남 하노이 랜드마크 72’. 오는 8월 완공예정인 이 건물은 베트남에서 최고층 높이의 건물이다.


베트남 천년 고도(古都) 하노이 서쪽에 자리 잡은 팜흥대로(Pham H<00FA>ng Street). 뿌연 먼지와 요란한 소음 속에 1970년대 서울 강남 개발을 연상시키는 신시가지 공사가 한창이다. 전쟁영웅 팜흥 전 총리의 이름을 딴 이 길의 중간쯤엔 웅장한 70층짜리 고층건물이 한창 올라가고 있다. 베트남에서 뜨겁게 불고 있는 ‘건설 한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경남하노이 랜드마크72’다.

 수 년간의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한국 건설회사 중 국내 사업에 주력해온 곳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에 진출한 업체들의 사정은 다르다. 랜드마크72 건설의 주인공인 경남기업을 비롯, 포스코·GS·대우건설 및 충북에 기반을 둔 대원건설 등이 베트남 각지에서 고속도로·신도시·아파트 건설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경남기업은 랜드마크72 사업으로 현지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상 70층, 지하 2층의 초대형 복합빌딩인 랜드마크72의 연면적은 60만여㎡. 여의도 63빌딩의 3.5배, 역삼동 스타타워빌딩의 2.7배, 세계적 명소인 두바이 부르즈칼리파의 1.3배에 달한다. 높이는 베트남 최고, 연면적은 세계 최대다. 70층짜리 오피스빌딩 외에 48층짜리 아파트 2동, 그리고 초대형 쇼핑센터와 극장·헬스클럽 등도 함께 조성된다. 서울의 무역센터·코엑스에다 타워팰리스를 합친 셈이다. 총사업비 10억5000만 달러(약 1조1800억원)로 한국 기업의 단일 베트남 투자사업으론 역대 최대다.

포스코건설이 2000년 호찌민시에 완공한 20층짜리 다이아몬드플라자.

 건물이 들어서는 카우자이구(區)는 하노이의 신시가지로 각종 첨단시설이 들어서고 있는 곳이다. 베트남 당국은 현대식 신시가지 조성사업을 성공시키려면 이 지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초고층 건물을 짓겠다는 경남기업의 사업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건축허가 뒤 착공까지 3년쯤 걸리는 게 보통인 이 나라에서 불과 2개월 만에 모든 행정절차가 마무리됐단다. 경남기업도 신속히 신시가지를 조성하려는 베트남 당국의 바람에 부응해 현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속도로 공사를 진행함으로써 착공 만 4년 만인 올 8월 완공할 예정이다.

 다른 한국 업체들도 굵직한 건설사업을 속속 성공시키고 있다. 철강산업 협력 차원에서 베트남에 진출한 포스코건설은 2000년 호찌민시에 이 나라 최초의 철골조 주상복합빌딩인 20층짜리 다이아몬드플라자를 건설했다. 이를 바탕으로 포스코는 하노이 인근 ‘스플랜도라’ 신도시 개발사업에 참여, 2020년까지 8500여 가구의 아파트와 초고층건물을 지을 계획이다.

대우건설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중단했던 하노이 따이호따이 신도시 건설을 재추진할 예정이다. 대우는 96년 특급 숙박시설인 대우호텔을 하노이에 지으면서 명성을 얻었다. GS건설은 아파트 건설에 주력하고 있다. GS는 호찌민시 외곽에 27층짜리 ‘자이 리버뷰 팰리스’를 올해 말 완공 목표로 짓고 있다.

하노이=남정호 국제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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