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이오틱스 건강학] 환절기 어린이 기침·콧물 엔 유산균이 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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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를 비롯한 사회 전반의 노력에도 구제역과 조류 인플루엔자 문제가 아직 심각한 상태다. 게다가 가축을 살처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식수원 오염과 유해물질 방출로 새로운 질병의 출현이 가능하다는 견해도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003년에 발생해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을 비롯, 지난해의 신종플루에 이르기까지 해마다 거의 4개월에 한 번꼴로 새로운 질환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감염질환의 75%가 동물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그중 61%는 동물로부터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는 것들이라고 한다.

 구제역은 새로운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균들이 사람과 동물 사이를 넘나들며 새로운 유전자 조합을 만들어가는 것이 문제다. 양식산업의 대형화와 교통수단의 발달로 균들의 이동 범위와 전파속도가 증가하고 있다. 가축 사료에 들어있는 항생제 사용 또한 무관하지 않다.

 항생제는 감염성 질환 예방 측면에선 기여한 바가 크지만 가축의 장에 살고 있는 유익균도 함께 파괴한다. 이는 결국 면역기능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항생제에 노출돼 면역기능이 약화된 가축은 새로운 균의 감염에 취약하고, 일단 감염이 되면 확산속도가 빠르다.

 장내 유익균은 정상 면역기능을 형성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번에 경기도가 가축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유산균 혼합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 이유에서다. 우리나라도 항생제 내성균 문제가 심각해지자 올해부터 가축사료에 항생제 첨가를 금지한 바 있다.

 이처럼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아토피 피부염이나 암과 같은 면역성 질환, 가축 면역력 저하의 원인은 항생제와 같은 화학약품을 지난 70여 년간 무분별하게 사용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질환에 위협받고 있는 현대인의 면역기능을 증가시키려면 훼손된 장내 유익균 수를 증가시켜야 한다. 실제 좋은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의 장내 숫자를 증가시키면 면역기능이 향상돼 감기나 플루 같은 감염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는 논문이 다수 발표되고 있다.

 특히 신종플루가 만연했던 2009년, 미국 레이어 박사가 미국소아과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환절기에 326명(3~5세)의 어린이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시켜 본 결과, 고열·기침·콧물의 발생률이 각각 72.7%, 62.1%, 58.8% 감소됐다. 특히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한 아이의 유아원 결석률은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3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인디애나주립대 김석진 교수(구강감염학 ·면역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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