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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쿠크 면세는 명백한 특혜” “유독 한국에서 반대 많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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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이슬람채권(수쿠크) 면세 움직임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개신교 측은 “한국내 무슬림 세력 확산에 불을 붙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거세게 반대하고 나섰다. 한국판 ‘문명의 충돌’까지 우려된다.

중앙SUNDAY는 재미 인권운동가 더글러스 신(한국명 신동철) 목사, 카이로 헬완대 경제학과 야세르 가달라 교수와 지상대담을 통해 수쿠크 도입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탈북자 지원 사업을 맡았던 신 목사는 최근 국내에서 수쿠크법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4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바 있는 야세르 교수는 세계은행·유네스코·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수쿠크는 어떤 제도인가.
신 목사=“수쿠크는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창안한 제도다. 복잡한 수쿠크 제도를 들여와 이슬람 법체계를 한국에 정립하겠다는 의도가 있다. 이슬람 세력이 국내 정치·경제를 쥐락펴락하겠다는 것이다.”

야세르 교수=“(수쿠크는) 다양한 채권 중 한 종류로 이해해야 한다. 대부분의 무슬림은 이슬
람 율법에 기인해 상업적인 채권을 발행하고 이자 수익을 얻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수쿠크는 이런 이슬람 문화권에서 자연스레 생겨난 금융 제도다.”

-수쿠크는 사실상 채권과 같은 형태로 운용되는데, 자산 이전에 따른 취득세·등록세 등을 면제하는 것은 특혜라는 지적도 있다.

신 목사=“이슬람권에서는 굳이 이자가 아니라 ‘수입’이라고 규정하는데, 수입에 수반되는 각종 세금을 왜 한국 정부에서 나서서 면제해 주는지 모르겠다. 정부 스스로 세수를 감소시킬 필요가 있느냐는 이야기다. 명백한 특혜 아닌가.”

야세르 교수=“수쿠크의 배당금은 이자와 다르다. 샤리아는 투자에 따른 ‘수입’은 인정하지만 아무 노력도 없이 발생하는 ‘이자’는 금지하는 것이다. 다른 채권 방식과 다르다고 해서 ‘특혜’라고 볼 수는 없다.”

-유독 한국 기독교계에서만 수쿠크법을 극렬히 반대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신 목사=“아랍 문제를 연구한 집단은 기독교계밖에 없다. 애국의 심정으로 경제 논리로 접근하는데 무작정 ‘종교 편향’이라고 재단하는 시각이 안타깝다. 투자된 수쿠크 자본이 갑자기 회수되거나 명의 이전한 자산을 이슬람권에서 마음대로 처분할 경우를 대비해 정부는 어떤 대책을 내놓을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일반적인 차관의 형태라면 기독교계는 오일머니를 결코 반대하
지 않는다.”

야세르 교수=“많은 나라에서 수쿠크 제도가 큰 무리 없이 시행되고 있다. 유독 한국에서 반대가 많은 것 같다. 수쿠크에 대한 한국 기독교인들의 반대는 다분히 ‘종교적’이지 ‘논리적’이지 않다고 본다.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수쿠크의 투명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신 목사=“수쿠크 수입의 2.5%를 이슬람 자선단체에 기부한다는 ‘자카트’가 문제다. 자카트라는 명목으로 이슬람 자선단체에 보내진 돈의 사용처에 대한 기록이 없다. 자금의 추적도 불가능하다. 자카트가 테러단체 지원책으로 악용될 수 있다.”

야세르 교수=“들어본 적도 없고 믿을 수도 없다. 물론 수쿠크가 샤리아에서 기인한 건 맞다. 하지만 우리의 문화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는 이야기이지, 극렬한 이슬람권에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든 건 아니다.”

이현택 기자, 카이로(이집트)=송지영 통신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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