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무용계의 스타를 꼽으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강선영 선생이다. 중요무형문화재 태평무의 기·예능 보유자인 강 선생의 인생은 자신의 춤처럼 격(格)과 활력이 넘쳐난다. 예총 회장, 국회의원, 인간문화재로 활동하면서 문화예술계는 물론 정·재계를 아우르는 화려한 인맥을 자랑하는 분이다.
PORTRAIT ESSAY 이은주의 사진으로 만난 인연
우리나라 무용가 가운데 가장 많은 나라(170개국)에서 가장 많은 공연(1000회 이상)을 한 그의 공연 중 최고는 아마 2006년 8월 8일 링컨센터 뉴욕스테이트시어터에서 연 공연일 것이다. 바로 그 공연에 내가 촬영을 위해 함께했다. 당시 강 선생은 이미 팔십을 넘긴 나이였지만 무대 위에서는 어떤 젊은이보다 아름답고 우아했다. 팔십에 이르기까지 꿈을 잃지 않고 마침내 이뤄 내는 그의 모습은 무엇보다 감동적이었다. 외국인들로 꽉 메워진 홀에서 우레와 같은 갈채가 쏟아질 때 나도 뜨거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만날 때면 여전히 곱게 화장한 단정한 모습에 밝은 미소로 맞아 주는 강 선생. 과일 한 쪽, 차 한 잔이라도 반드시 먹여 보내는 그의 자상함이야말로 진정한 ‘대모’의 면모가 아닐까 싶다.
이은주씨는 1981년 제30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사진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20여 회 했다. 저서로 사진집『108 문화예술인』 『이은주가 만난 부부 이야기』 등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