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혁명에 … 중국 멍젠주 평양 달려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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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젠주(왼쪽)와 김정일이 지난 14일 평양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국무위원인 멍젠주(孟建柱·맹건주) 공안부장이 지난 13~15일 평양 방문 때 북측과 튀니지·이집트를 비롯한 아랍권의 민주화 바람을 막기 위한 정보 공유·협력 강화 문제를 협의했다고 외교 소식통이 22일 전했다. 중국 공안부장은 치안총수로 장관급이나 멍 부장은 부총리급인 국무위원을 겸하고 있다. 그의 방북은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하야 이틀 만에 이뤄졌다.

 소식통은 “멍 공안부장은 튀니지·이집트와 중동 전역의 중국 정보기관망을 통해 입수한 정보를 북측과 공유하면서 ▶튀니지·이집트의 붕괴 배경 ▶북한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을 막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중동 민주화 바람이 밀려올 가능성을 불안해하는 북한이 멍 부장 등 중국 공안당국으로부터 체제 유지에 필요한 정보를 공급받은 셈”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 공안당국은 최근 한국의 탈북자 방송매체에 북한의 실상을 전해주는 북한 내 정보원들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추적하는 기술을 북한 공안당국에 전수해줬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에 따라 공안당국을 동원해 ▶실시간 도청 및 감청 ▶휴대전화 단속 강화 ▶‘황색바람(자본주의)’ 경계 캠페인 등으로 시위 가능성 차단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휴대전화 대여를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식통은 또 “멍 부장이 1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후계체제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본지 16일자 8면)도 우려되는 신호”라며 “이 발언에 힘을 얻은 북한이 공안 통치를 강화할 것으로 예견돼 한·미 등 정보기관이 멍 부장의 방북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멍 부장은 북한산 마약이 중국에 밀수되는 것을 막아달라고 북한 당국에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선 위조 담배와 마약이 국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며 “중국에서 소비되는 마약 상당수가 북한산이어서 중국의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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