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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8000명이 인간띠 … “평창을 기억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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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0일 국제올림픽위원회 조사평가단이 실사를 마치고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1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송천교 주변. 강원도 지역 주민 8000여 명이 길게 인간띠를 만들어 각종 손수건과 수기, 평가단 나라별 국기, 오륜기 등을 들고 ‘예스 평창’을 외쳤다.

2018 동계올림픽 후보도시 실사를 마치고 출국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사평가단을 환송하는 행사다. 쌀쌀한 날씨에도 부모의 손을 잡고 나온 어린 아이부터 팔순을 넘긴 노인까지 몇 시간 전부터 도로 변에 자리를 잡고 힘을 보탰다. 오전 1차 환송에 이어 펼쳐진 행사로 강원도민은 물론 전 국민의 염원이 담겼다.

 주민들은 송천교에서 횡계나들목까지 길게 줄을 서서 평가단이 탄 리무진 버스가 지날 때마다 “평창을 기억해요” 등의 구호를 외쳤다. 평가단을 태운 차량이 지나가는 시간은 짧았지만 주민들의 얼굴에는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는 표정이 엿보였다. 평가단은 차량 안에서 환한 웃음을 보이며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앞서 열린 1차 환송행사에서는 평창 주민 1000여 명과 둔전평 농악대, 중리농악대, 정선농악대, 군악대, 강릉 문성고 매칭밴드 등이 흥겨운 공연을 펼치며 주민들의 유치 의지를 보였다.

 염돈설 2018평창동계올림픽 주민홍보단장은 “평가단에게 마지막까지 열정을 다하는 환송행사를 통해 감동을 주고, 동계올림픽 유치 열기를 더욱 각인시켰다고 본다”며 “우리의 열망이 7월 승리의 함성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민 김술란(45·여)씨는 “환송행사를 위해 한동안 영어 회화도 배웠으나 대화를 나눌 기회는 없었지만 도민과 국민의 유치 열망이 전해져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닐라 린드버그 위원장과 길버트 펠리 IOC 수석국장 등 일부 평가위원은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에서 제공한 차량으로 개별 출발했다. 김진선 동계특임대사와 강기창 도지사권한대행, 이석래 평창군수 등이 이들을 배웅했다. 앞서 평창과 정선·강릉 등 실사 지역 주민들은 14일 조사평가단이 평창에 도착하는 날부터 실사지 곳곳에서 다채로운 환영행사를 펼쳐 동계올림픽 유치 의지를 전했다.

 한편 IOC 조사평가단은 28일 독일 뮌헨에서 마지막 후보도시에 대한 실사에 들어간다. 이어 조사단은 5월 18~19일 스위스 로잔 IOC 본부에서 열리는 후보도시 브리핑에서 투표권을 가진 110명의 IOC 위원들을 상대로 평가 내용을 발표한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은 오는 7월 6일 남아공 더반 IOC 총회에서 IOC위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이찬호·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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