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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봄방학 알차게 보내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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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방학도 중반에 접어들었다. 얼마 되지는 않지만 남은 기간을 평범하게 흘려보내기엔 뭔가 아쉽다. 색다른 여행으로 견문을 넓히거나 꼼꼼한 포트폴리오 준비로 자신감을 쌓으면 다가오는 새 학기가 두렵지 않다.

한여름 호주 여행…국내 테마 여행도

 김홍수(42)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가족여행 전문가다. 지난해엔 1년 52주 중 40주를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녔다. 2009년에 개설한 네이버 블로그 ‘아빠와 함께 하는 주말나들이(blog.naver.com/curiendaddy)’ 는 1년 만에 여행분야 파워 블로거로 지정되기도 했다.

 강원도부터 제주도까지 국내 전체를 여행 다닌 것은 물론, 온 가족이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온 경험도 3번이나 된다. 남들보다 경제력이 유달리 풍족해서가 아니다. 김씨는 “굳이 맛집을 찾아다니지 않고 숙소도 콘도나 호텔 대신 민박을 고르면 경비가 확 줄어든다”며 “해외여행도 음식을 제외한 숙소·교통비에서 과감하게 비용을 줄인다”고 귀띔했다.

 김씨 가족은 지난해 봄방학 때 호주를 다녀왔다. 규리(서울 미성초 3)·동우(5) 남매는 한국의 추운 겨울과 정반대인 뜨거운 여름날씨에 왕성한 호기심을 보였다. 김씨는 “해외 여행의 묘미는 국내보다 훨씬 규모가 큰 자연 환경을 경험해보고, 새로운 동·식물을 만나는데 있다”며 “백 번의 말보다 한 번의 경험으로 아이들에게 세상이 넓다는 사실을 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남매는 호주에서만 살고 있는 코알라와 캥거루를 보고 낯선 바닷가에서 마음껏 수영을 즐겼다. 당시 네살이었던 동우는 호주의 유명 걷기 코스인 그레이트오션워크 104㎞ 중에서 마지막 코스 5㎞를 아빠와 함께 완주하기도 했다.

 지난 겨울방학엔 7개의 박물관과 제주도 여행, 남산국악당 전통문화 체험까지 마쳤다. 이번 봄방학엔 ‘별’을 주제로 다양한 국내여행을 다녀볼 계획이다. 대기가 흐려 하늘이 잘 보이지 않는 여름에 비해 겨울이 하늘을 관찰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규리양은 “달과 별을 관찰하기 위해 송암천문대와 국립과천과학관 천문대를 갈 예정”이라며 “국립과천과학관의 천체관측소는 지난 번갔을 때 마감돼 관람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꼭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교과와 관계된 여행지도 권할 만 하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교과서여행』 저자 김수정 씨는 서울과 심리적 거리가 부쩍 가까워진 춘천을 여행지로 추천했다. 서울 상봉역과 춘천역을 연결하는 경춘선이 개통되면서 쉽게 갈 수 있게 됐다. 초등 2학년이라면 국어 교과 과정에서 배우는 인형극 원리와 춘천 인형극 박물관 체험을 연계해 볼 수 있다. 체험극장 안에서 직접 인형을 조작해 역할극을 해볼 수도 있다. 초등 3학년은 과학교과에서 배우는 빛과 그림자 원리를 익힐 수 있는 그림자터널 체험도 유용하다. 이밖에 막국수체험박물관에서는 현장에서 구입한 메밀가루로 즉석에서 막국수를 만들어 시식하는 체험을, 도립 화목원 내에 있는 강원도산림박물관에서는 강원도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재현한 숲 체험실을 관람할 수 있다.

제기차기·배드민턴으로 수행평가 대비도

 봄방학 동안 한 학기를 준비하는 독서·진로포트폴리오의 틀을 잡아두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을교육 강승임 소장은 “관심 있는 진로를 알아보기 위해 한 학기동안 어떤 대회에 참가하고 어떤 책을 읽을 예정인지 계획을 세워보라”고 말했다.

 한 학기를 세부 일정으로 나눠 정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점검할 수 있는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두는 것도 좋다. 개학한 뒤엔 학교에서 나눠주는 추천도서목록과 자신의 진로관련 도서목록 중에서 일주일에 한 권 정도를 소화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계획을 짜는 것이 좋다. 새로 배울 교과와 관련된 연계도서목록을 스스로 만들어 학기 중에 읽을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두는 것도 유용하다. 해당 교과와 연관된 각종 수행평가를 할 때도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개학 뒤 체육교과시간에 수행평가종목으로 채택될 것 같은 운동을 미리 연습해볼 수도 있다. 서울 영서초 강성필 체육부장교사는 “체육교과엔 5개 영역이 있는데 이중 수행평가가 이뤄지는 영역은 대개 경쟁·도전활동 영역”이라며 “자신의 기록을 정확히 파악하고 시간과 거리에 대한 도전을 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전활동 영역에서 평가하는 종목은 50m 단거리, 800m 장거리 달리기 등이다.

 자신이 50m를 몇 초에 뛰는지 정확히 알게 되면 다음엔 그보다 빨리 뛰어보겠다는 목표치가 생긴다. 자연히 기록도 단축되고 성취감도 경험하게 된다. 줄넘기를 연습할 때도 마찬가지다. 1분에 몇 개를 연속해서 할 수 있는지, 혹은 한번도 쉬지 않고 몇 개를 할 수 있는지 등 시간이나 횟수를 목표로 삼아 도전해본다. 익숙해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운동종목을 꾸준히 연습하는 것도 좋다.

 강 교사는 “신체협응력이 요구되는 배드민턴과 같은 구기종목은 초등학생이 단기간 연습해 쉽게 요령을 터득하기는 어렵다”며 “학교에서 충분한 연습시간을 주지 못하고 수행평가를 치르는 경우도 있으므로, 방학기간부터 미리 연습해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사진설명] “이번 주말에는 어디로 여행을 떠나볼까?” 김홍수씨 가족이 그동안 수집한 여행자료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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