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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면 ‘비싸고 성능 낮은’ F35 초기 모델 사게 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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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호 11면

F-35 사업이 흔들거릴 경우에 대한 한국군의 대비가 알려진 바는 없다. 오히려 지난 1월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스텔스기 조기 도입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서두를 경우 F-35를 너무 높은 단가에 구입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군 스텔스 계획에 어떤 영향 미치나

미국 항공 전문 기자인 빌 스윗맨의 분석에 따르면 F-35의 가격은 초기가 가장 문제다. 2016년 인도분 F-35A의 단위당 평균 가격은 1.93억 달러다. 2017년 1.72억 달러, 2018년 1.51억 달러, 2019년 1.30억 달러, 2020년 1.1억 달러로 차츰 내려간다. 이렇게 초기 가격이 비싸 미 공군도 인수를 꺼린다. ‘전 세계적인 주문 감소-생산 축소-가격 상승’이란 악순환 속에서 다들 꺼리는 초기 저율 생산된 기체를 구입하면 안 되는 것이다. 가장 좋은 선택은 ‘비싼 초기 물량은 미국이 사고 한국은 나중에 구입하는 것’이다.

게다가 성능 문제도 대두된다. 지난 1월 14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한국을 방문해 F-35A 블록 0.5 전투기 35대를 2015년부터 공급할 수 있다며 한국 공군의 구매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동안 “2016년까지 공급할 수 있다”고 하던 록히드 마틴사보다 1년 더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공군 관계자는 “아는 바 없다”고 했다. 그러나 사실일 경우는 수용이 곤란한 제안이다.

미 회계분석국 자료에 따르면 블록 0.5는 기본훈련용 기체로 전투 임무에 투입할 수 없는 초기형이다. 이후 ‘블록 1.0’ ‘블록 2.0’ ‘블록 3.0’으로 진화한다. 초보적 기능의 블록 1.0이 2016년 미 공군 최초 배치되며 블록 2.0에 가서 공세적 대공 임무, 항공 차단, 근접항공 지원 등 일부 전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블록 3.0이 돼야 적진 깊숙이 침투해 방공망을 제거하는 임무와 방어적 제공작전 등 대부분의 주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표 참조>

따라서 한국이 ‘한·미 동맹’을 고려해 블록 0.5를 도입하면 우선 당장 전력 증강 효과가 없다. 블록 3.0 수준이 될 때까지 ‘많은 돈을 주고’ 단계별 성능 개량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대북한 작전에 본격 투입할 수 있다. 현재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는 블록 3.0의 소프트웨어 개발 완료 목표가 2016년 말이다. 여기에 1년 정도 작전 수행 능력 평가를 거쳐야 초기 작전 배치가 가능해진다. 그러면 일러도 2017년은 돼야 미 공군 블록 3.0 기체의 배치가 가능해진다. 즉 2017 년 이후 블록 3.0을 사 와야 진짜 전투기라는 말이다. 노후 전투기 전력 보급이 당장 시급하다고, 빨리 김정일을 겁줘야 한다는 이유로 서두를 일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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