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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소녀, 초등생 납치 성매매 “붙임머리 만들 30만원 때문에 …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초등학생 납치 성매매’ 사건은 범인인 10대 소녀들뿐 아니라 어른들의 무관심과 방치도 한 원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송파경찰서는 16일 놀이공원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감금한 뒤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로 구속된 최모(16)양 등 10대 두 명을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경찰 조사에서 최양 등은 범행 동기에 대해 “긴 머리카락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이들은 “붙임머리를 하려면 30만원이 필요했다”며 “범행 계획을 세운 뒤 적당한 여자 아이를 찾으러 놀이공원에 갔다”고 말했다. 이들은 송파구 잠실동의 놀이공원에서 A양(12) 등 초등학생 2명에게 "따라오지 않으면 때려주겠다”고 협박해 이들을 끌고 갔다.

 경찰은 “최양 등은 A양에게 성매매를 강요하는 과정에서 ‘30만원을 채우지 못하면 집에 가지 못한다’고 위협했다”며 “A양이 성관계를 하지 않겠다며 완강하게 거부하자 재떨이로 온 몸을 폭행했다”고 설명했다. 최양 등은 인터넷 메신저 ‘조건 만남’ 쪽지를 보고 찾아온 남성과 A양의 성관계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다. 최양 등은 “A양이 도망을 갈지 모른다고 생각해 감시를 했다”고 말했다. 당시 A양은 탈진한 상태였다고 한다. 경찰은 메신저 사용 기록 등을 분석해 메신저 쪽지를 보고 모텔로 찾아온 두 남성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휴대전화 명의자를 파악한 결과 두 남성은 대포폰(차명 휴대전화)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두 사람의 신병이 확보되면 성매매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최양 등이 A양을 데리고 모텔에 투숙할 때 신분증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과 A양이 이틀간 세 차례 택시를 탔지만 택시 기사 중 경찰에 신고를 한 사람은 없었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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