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방, '춤인생 65년' 기념 대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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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춤꾼'이라는 찬사를 받아온 전통무용의 명인 우봉(宇峰) 이매방(李梅芳.74)씨가 춤 인생 65년을 기념하는 대공연을 갖는다.

오는 11월 28-29일 저녁 7시 국립중앙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이 공연은 96년 고희기념공연 이후 3년만인데다, 그의 무용을 총집약한다는 의미도 지녀 일반인이 '이매방 춤'의 결정체를 접하는 뜻깊은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19일 '내가 살아있고, 아직도 춤을 추고 있다는 것을 대중에게 알려야 한다는 제자들의 권유에 따라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며 '40-50년대 이후 일반에 보여주지 않았던 춤들을 무대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제자와 함께 하는 이번 무대에서는 이씨가 평생에 걸쳐 정제해온 전통무용의 정수가 펼쳐진다.

승무로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살풀이춤으로 97호로 지정받았던 그는 두 춤과 함께 입춤, 보렴무를 자신이 직접 보여줄 예정.

나머지는 송수남, 채상묵, 국수호 등 80명의 이수자.전수자들이 춘다.

전라도 무당춤인 대감놀이, 이씨가 어린 시절 중국 경극의 대가 매난방(梅蘭芳) 선생에게 배웠다는 쌍칼춤 장검무, 왕비가 대평성세를 비는 기원무, 신라 화랑들을 표현한 화랑무 등은 이씨가 40-50년대 독무로 공연했으나 오랜기간 소개되지 않다가 이번에 군무로 선보이는 작품들이다.

이밖에도 검무, 장고춤, 사풍정감, 태평무 등 총 12가지의 작품은 민속무용의 기본이자 호남지방 전통무용의 집대성이라고 할만하다.

1927년 전남 목포에서 5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그는 옆집에 살던 목포 권번장의 권유로 7세때 권번학교에 들어가 춤을 배우기 시작했다.

목포 북교국민학교와 목포공고를 다니던 시절 이대조 선생으로부터 승무, 박용구 선생으로부터 승무북, 이창조 선생으로부터 검무를 사사해 춤의 바탕을 닦았으며 국민학교 때 5년여 중국에 살면서 매난방으로부터 칼춤과 등불춤을 배웠다.

60년대 '고무 5고무 7고무' 등을 창안해 대중의 인기를 얻으면서 춤이 세간에 알려졌으며 이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구한말 이래 변질되지 않은 전통춤의 원형'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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