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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출신 첫 기상청장 … 윤은기 원장이 멘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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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조석준 청장

조석준(56) 전 KBS 기상캐스터가 9일 기상청장(차관급)에 취임했다. 지금까지 관료들이 독차지했던 자리라 기상청 주변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청와대는 조 청장 발탁 배경과 관련, “전문성과 함께 홍보 마인드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조 청장 인사는 지난해 5월, 민간인으로는 61년 만에 처음으로 중앙공무원교육원장에 발탁된 윤은기(60)씨 경우와 닮은꼴이다. 공교롭게도 조 청장을 적극 천거한 사람도 윤 원장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두 사람은 인연도 깊다. 20년 동안 가깝게 지내왔다. 윤 원장이 공군장교 2년 선배이고, KBS에서는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와 기상캐스터로 함께 일했다. 윤 원장은 2008년 자신이 총장으로 있던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의 기후경영센터장과 지속경영교육원장으로 조 청장을 초빙했다. 이를 계기로 조 청장은 지난 3년간 이 학교의 최고경영자과정을 이수한 각계 인사 1500여 명과 교류하면서 기상 분야에 대한 일반인들의 요구 사항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윤 원장으로부터는 소비자 편에서 기상을 보는 눈을 가지라는 충고를 받으면서 기상정보를 ‘소통’하는 새로운 안목을 갖게 됐다. 그래서 조 청장은 윤 원장을 자신의 ‘멘토’라고 부른다.

 결국 청와대가 조 청장을 발탁한 배경에는 윤 원장으로부터 들은 그의 소통 능력에 대한 평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뉴스를 전하는 캐스터 출신이라는 점도 홍보 마인드를 중시한 청와대의 판단에 플러스 요인이 됐던 것 같다. 조 청장은 이날 “앞으로는 미디어(언론)를 통해 기상 정보를 유통·소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고, 그 부분은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조 청장의 ‘멘토’인 윤 원장은 “사회가 다양해지면서 갈등과 오해, 마찰이 생기지만 과거처럼 법이나 힘으로 누를 수 없기 때문에 맞춤형·감성적 소통이 필요하다”며 “공무원들에게도 마음을 열고 민원인을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강찬수·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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