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낸시 “생일 축하해요 로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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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 기념식이 6일 캘리포니아주 레이건 기념도서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프레드릭 라이언 레이건재단 의장, 레이건 부인 낸시 여사, 조지 플린 해병 중장. [시미밸리 AFP=연합뉴스]


미국의 40대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6일.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기념도서관에는 21발의 조포(弔砲)가 울려퍼지고 F/A-18 호닛 전투기 4대가 주변을 선회 비행했다. 국가원수급에게 행해지는 최고의 예우다. 특히 호닛 전투기는 그의 이름을 딴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에서 출격해 의미를 더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 낸시(89) 여사를 비롯, 레이건 행정부에서 일한 각료들과 지인 등 1500여 명은 이날 그를 추모하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평소 공식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낸시 여사는 이날 붉은색 옷을 입고 해병대원의 부축을 받으며 추모식장에 들어섰다. 낸시 여사는 초청객들을 맞으며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는 로니(레이건의 애칭)가 여러분을 보고 기뻐할 것”이라며 “여기 모인 사람들이 모두 당신의 100번째 생일을 축하하고 있어요. 생일 축하해요. 로니”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북서쪽으로 자동차로 한 시간가량 떨어진 시미밸리는 레이건이 영면한 곳이다. 레이건의 유해는 그의 뜻에 따라 영화배우 시절 자주 말을 타고 경치를 감상했던 기념도서관 인근 동산에 안장돼 있다. 레이건 퇴임 뒤인 1991년 문을 연 기념도서관에는 5000만 쪽에 이르는 문서, 150여만 장의 사진과 수많은 영상 자료가 소장돼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 레이건을 태우고 211차례에 걸쳐 63만 마일(약 101만3000㎞)을 날았던 이 비행기가 실내에 전시돼 있다. 이름은 도서관이지만 레이건 재임 시절 미국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전시물이 가득 찬 박물관이다. 2년에 걸친 새 단장을 마친 기념도서관은 7일 다시 문을 열었다.

시미밸리(미국)=장열 LA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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