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꼴찌 추락 SBS, 이유있는 연패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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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잃은 별' SBS 스타즈가 느슨한 조직력과 선수들의 자신감 상실, 잇따른 부상 등으로 창단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원년리그 준우승팀 SBS는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 무산되자 80년대 삼성전자를 이끌었던 김인건감독을 사령탑에 앉히고 선수들을 대폭 보강, 올시즌 다크호스로 지목됐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SBS는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첫 승 신고식도 못치른 최하위팀으로 곤두박질쳤다.

특히 16일 신세기 빅스와의 경기에서 프로농구 사상 최고의 점수차(42점)를 허용했고 올시즌 최다득점(124점), 최다 리바운드(47개) 등 다양한 기록을 헌납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SBS는 블런트가 잠적한 LG세이커스에 안방에서 첫 경기를 내준 이후 13일 삼보엑써스, 16일 신세기 빅스 등 중하위권 팀들에 연패를 당해 올시즌 상당한 고전이 예상된다.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주전 선수들이 새로운 포지션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SBS는 올시즌 국내 최고의 파워 포워드로 군림했던 정재근을 스몰 포워드로 옮기고 대학시절 스몰 포워드와 파워 포워드를 맡았던 김성철을 슈팅가드로, 3점슈터 김상식을 포인트 가드로 자리를 바꾸는 모험을 감행했다.

골밑에서 리바운드와 몸싸움 부담이 덜어진 정재근의 공격력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부상 후유증으로 아직 몸이 무거운 상태이고 김성철 역시 기동력에서 뒤진다. 더욱이 선수들의 잦은 패스 미스와 한박자 늦은 공수전환은 상대방의 득점을 손쉽게 만들어준다.

선수들의 자신감 상실도 SBS가 넘어야할 산. 9일 구단주까지 지켜보는 가운데 안양 대림전문대체육관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진뒤 바닥으로 떨어진 선수들의 사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코칭스태프는 진단했다.

선수들의 잦은 부상 또한 갈길바쁜 SBS의 발목을 붙잡는다. '부상병동' SBS는 정재근과 김성철 등이 대부분 코트에 복귀했으나 제 컨디션을회복하지 못했으며 나머지 선수들마저 크고 작은 부상으로 잔뜩 위축돼 있다.

김인건 감독은 "초반부터 무리하게 몰아붙일 생각은 없지만 작전을 주문해도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다. 용병선수 말고는 제 몫을 하는 선수가 거의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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