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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의 DNA는 기술력 ,‘닛산=패밀리카’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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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기술력의 상징인 ‘슈퍼카’ GT-R.

월간중앙 메이드 인 저팬’의 자존심은 단연 ‘모노쓰쿠리(もの造り)’에서 출발한다. 혼신을 다해 무결점의 최고 제품을 만든다는 것, 즉 장인정신이 무기란 뜻이다. 1933년 설립한 닛산(日産)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다. 닛산 기술력의 상징이자 일본 샐러리맨의 로망으로 통하는 슈퍼카 GT-R가 꼭 그렇다. 1969년 등장해 현 5세대까지 나온 GT-R는 일본산 슈퍼카가 어디까지 진화했는지를 대변한다.

수입차 전성시대 | 일본 장인정신으로 공략하는 ‘닛산자동차’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슈퍼카를 목표로 만들어진 GT-R는 3.8ℓ 트윈 터보 차저(Turbo Charger) 24밸브 6기통 엔진을 달고, 최고 출력 485마력(6400rpm)의 강력한 힘을 내뿜는다. 속칭 ‘제로백(0~100㎞/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5초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 차의 연비는 7.8㎞/ℓ로 슈퍼카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효율성을 갖췄다.

이런 GT-R는 닛산의 플래그십(flagship) 모델이다. 즉 최상위 간판상품이라는 이야기다. 여타의 일반 자동차업체들이 대형 세단을 플래그십 모델로 꼽는 데 반해 이처럼 닛산은 슈퍼카를 전면에 내세운다. 닛산의 라인업이 60여 종인데도 말이다. 그만큼 기술력이 뛰어남을 알리고 싶은 것일까?

닛산은 2009년 여름, 한국시장에도 GT-R를 출시했다. 세단 ‘알티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무라노’, 콤팩트유틸리티차량(CUV) ‘로그’, 스포츠카 ‘370Z’ 등 단 4종을 국내에 소개하면서 굳이 대당 1억4900만원인 슈퍼카를 함께 들여온 까닭도 여기에 있다고 한다.

한국닛산의 나이토 겐지(內藤賢司) 대표는 “사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GT-R는 큰 기여를 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닛산의 DNA가 기술력에 있음을 한국에 알리는 데 GT-R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해 도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닛산=패밀리카’라는 인식을 불식하기 위해서란다.

기술력 바탕 ‘가격 대비 품질’ 탁월
2011년 닛산은 한국시장 공략에 나선 지 3년차에 접어든다. 몇 년 안 된 시간이지만 성장세가 놀랍다. 2010년 판매실적은 약 3500대로 2009년(1997대 판매) 대비 75%나 증가했다. 중형 세단 ‘뉴 알티마(New ALTIMA)’의 선전에 힘입은 바 크다. 약 2600대나 팔았다. 전년(594대 판매)과 비교하면 무려 340% 성장한 것이다.

닛산의 상승 비결은 뭘까? 자동차 전문가들은 동급 수입차 중 ‘가격 대비 품질’이 상당히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표 차량인 뉴 알티마의 경우 배기량 3500cc급 ‘3.5 모델’이 3690만원이다. 웬만한 국산 대형 세단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합리적인 수준이다. 표준 연비도 10.3㎞/ℓ로 경제적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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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출시 예정인 ‘박스카’ 큐브.

품질력이 우수한 것 또한 강점으로 꼽힌다. 뉴 알티마는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JD파워가 실시한 초기품질조사(IQS)에서 2009년 중형차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푸시버튼 스타트, 인텔리전트 키,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등의 편의장치 또한 기본으로 갖췄다.

닛산차의 특징 중 도드라지게 눈에 띄는 것이 있다. 스포츠카를 제외한 전 차량에 차세대 무단자동변속기(Xtronic CVT)를 탑재한 점이다. 말 그대로 무단 변속이기에 변속 충격 없는 부드러운 가속이 가능하다. 덕분에 연비도 개선됐다고 한다.

전 차량에 장착된 스마트 페달도 눈길이 간다.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동시에 밟았을 때 브레이크가 우선 작동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도요타 리콜 사태 이후 차량 급발진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이제는 다른 자동차업체도 일반화하는 추세지만 닛산은 일찌감치 달았다.

이런 경쟁력을 갖춘 닛산은 새해 한국시장에서 더욱 공세를 취할 모양새다. 한국닛산 세일즈·마케팅총괄 엄진환 이사는 “고대하던 신모델을 투입하고, 딜러망을 강화해 본격적인 한국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효리카’ 큐브, 2011년 국내 출시
대표적인 것이 일본에서만 약 100만 대가 팔린 ‘박스카(box car:네모난 상자 모양을 닮아 붙여진 분류 명칭)’ 큐브(CUBE)의 출시다. 한때 가수 이효리가 타 일명 ‘이효리카’로 유명세를 치른 큐브는 공식 수입 이전임에도 이미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실제로 도심 도로에서 앙증맞은 큐브를 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이제 오른쪽 핸들이 아닌 왼쪽 핸들 큐브가 국내에 첫선을 보이게 되는 셈이다.

현재 닛산은 수도권(서울·인천·분당·일산)과 부산에 전시장을 열고 있다. 2011년에는 이를 대구·대전·광주 등 전국 10개소로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시장 확대와 더불어 브랜드 알리기도 강화할 예정이다. 일례로 2011년 4월에 열릴 서울모터쇼에 처음으로 닛산 부스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서 닛산 인지도에 비해 아직 한국은 불모지나 같다는 취지에서다. 미국시장만 해도 닛산은 이미 1960년대에 ‘닷선(Datsun)’이라는 브랜드로 진입했다. 현재 미국·영국·스페인·멕시코·중국·남아공·태국·이집트 등 전 세계 25개국에서 생산·조립공장을 운영 중이기도 하다.

닛산자동차는 카를로스 곤 회장의 강력한 지휘 아래 체질 개선에 성공, 세계적인 기업으로 입지를 더욱 굳히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닛산 전략 중 눈에 띄는 것은 기후변화협약 등에 대비한 친환경 차량의 개발 문제다. 2006년 발표한 ‘닛산 그린 프로그램 2010’ 등을 바탕으로 차세대 차량 개발에 열심이다. 닛산은 청정디젤엔진, 전지와 휘발유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카 등의 여러 대안 중 특히 전기자동차(EV)에 주목한다. 100% 전기로만 가는 EV야말로 진정한 무공해 차량이라는 점에 방점을 둔 것이다.

2010년 11월 미국 LA모터쇼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던 EV 리프(Leaf)가 대표적이다. 리프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자동차로 일본 발매일은 2010년 12월 20일이다.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미국시장도 2010년 12월에 판매에 들어갔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배터리 구입 후 8년간 또는 주행거리 10만 마일(약 16만㎞)을 보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시장에서도 도요타 프리우스,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등 수입차를 중심으로 친환경 승용차의 외연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리프의 발매 소식이 알려져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정부가 그린카 정책을 강력히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터여서 더 그렇다.

이와 관련한 향후 닛산의 행보가 주목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 하나 언급했듯 여러 라인업을 보유한 닛산이 큐브 이외의 차량을 국내에 도입할지도 주목거리다. 한국닛산의 나이토 대표는 “한국시장의 상황을 면밀히 분석한 뒤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김상진 월간중앙 기자 [kine3@joongang.co.kr]
사진 김현동 월간중앙 사진기자 [lucid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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