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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 : 에이지 오브 킹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작년 스타크래프트의 그늘에 가려 큰 빛을 보지 못했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를 기억하는가? 호화로운 그래픽과 시대 업그레이드라는 특징,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독특한 전략시뮬레이션으로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이제 그 후속작인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 에이지 오브 킹스(이하 에이지 오브 킹스) 연말을 장식하러 한국에 상륙했다.

전작의 아성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제 전략시뮬레이션 최고의 그래픽을 감상해보자
에이지 오브 킹스는 베타버전 1, 2, 프리 릴리이즈를 통해 이미 많은 게이머들에게 간략하나마 소개된 적이 있다. 곧 출시될 정식버전에 앞서 베타 버전을 통해 살펴본 게이머들의 의견은 "전작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가 대부분이다. 전반적인 구성은 크게 변한 부분이 없다. 우선 게이머는 다양한 민족 중 한 민족을 고르게 된다. 초기 주어진 자원으로 터전을 닦아야 한다. 자원의 종류도 전작과 비슷하다. 시대 업그레이드를 통해 좀 더 우수한 무기를 만들어 적을 공격하면 된다. 이제 뭐가 획기적이냐는 질문을 할 때이다. 사실 그렇다. 그렇게 크게 바뀐 개념은 없다. 전략시뮬레이션에 롤플레잉을 가미한 장르 탈피의 흔적도 찾을 수가 없다. 하지만 게임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이런 생각을 할 수는 없다. 바로 그래픽 때문이다. 제작사에서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인 부분이라는 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3D 렌더링 처리된 그래픽은 섬세함을 자랑하며 실사대비의 정확한 구현을 통해 건물과 사람의 크기 등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묘사되었다. 아마 현존하는 전략시뮬레이션 중 최고의 그래픽을 선보이는 게임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게이머가 만든 부대의 화용을 뽐내기에도 적합하며 심지어는 적의 부대가 너무 위용있고 아름다워서 차마 공격하기가 아쉬울 정도라면 알만 하지 않겠는가?

에이지 오브 킹스 벗기기! 돋보기로 들여다본다.
멋진 동영상을 감상했으면 이제 인터페이스를 살펴보자. 전작에서는 초기 화면에서 옵션 설정시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 일일이 설정하는 전작의 불편함을 과감히 없애고 초기 메뉴에서 모든 것을 바로 설정할 수 있으며 MSN 게이밍 아이콘도 따로 만들어 두었다. 학습(Learn to Play)과정을 클릭하면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모든 부분을 설명하는 단계별 코스 과정이 있다. 일종의 미션과 유사하지만 멀티플레이에 치중하는 최근 추세에 맞춰 미션을 플레이 하지 않고 1시간만에 게임을 배울 수 있도록 배려한 부분이다. 시대별 업그레이드에 따라 무기와 군사의 업그레이드 단계가 매우 복잡한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의 시리즈는 그 복잡한 단점을 간단하게 개선하지 않고 대신 게임중에도 업그레이드 계통도를 쉽게 볼 수 있도록 방향 전환을 하였다. 교육적 효과도 아울러 가지고 있다는 MS사 측의 의견도 있었으나 그것보다는 게임에 얼마나 정성을 쏟았나를 느낄 수가 있다. 단축키 기능이 포함되 있음을 두말할 필요도 없고 웨이포인트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최근 전략시뮬레이션의 최적의 인터페이스 조건은 만점을 줄만하다.

그럼 에이지 오브 킹스의 꽃이라 불리우는 종족과 유니트는 어떤가? 석기시대의 원시종족부터 시작했던 전작에 비해 에이지 오브 킹스는 중세부터 시작된다. 또한 국가도 로마 이후의 국가들 즉 프랑크, 오스트리아, 브리튼, 켈트족, 몽고 등의 중세국가가 대부분이다. 종족은 총 12종족. 주어진 일꾼들도 석기시대의 돌도끼로 무장한 무식한 원시인이 아니라 제법 근사한 옷을 입은 남녀 일꾼들로 시작된다. 종족과 유니트가 많아져 훨씬 다양해진 이번 작품에서는 그 다양성을 입증하기 위해 배경 및 언어도 차별화하여 백그라운드의 든든함을 입증하였다. 각 종족의 유니트는 그 종족의 특성에 따른 복장으로 어느 정도 구별이 간다. 기마병, 궁병, 보병과 투석차 등은 종류만 전작과 다를 뿐 그 모양이나 움직임, 능력은 비교되지도 않는다. 전반적인 게임의 밸런스는 적절하게 맞으므로 전술과 용병술에 따라 승패가 분명하게 갈린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참으로 놀라는 일이 많다. 우선 초기에 주어지는 본영과 조금 지나면 성이 나오는데 이 두가지가 흥미롭다. 이곳은 자원의 집결지이자 중요한 방어지로 일종의 대피소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이 두 건물을 적이 올만한 주요 장소에 배치한다면 쉽게 지지는 않는다. 적이 침공하면 비상벨을 울려 일꾼들을 본영과 성에 집합시켜보자. 시대별로 발사되는 화살의 성능은 다르겠지만 어쨌든 그 효과가 상당하다. 기마병 한부대가 전멸하는 것은 정말 잠깐이다. 특히 성의 경우는 너무나 탄탄하여 일꾼 5명 정도가 기마병 한부대를 가볍게 격파하고 조금만 성을 수리하면 끝! 어설픈 러시는 쓸데없는 자원 소비만 했다는 교훈을 남겨준다. 적이 사라지면 '이전 상태로'를 클릭하면 본래 자신이 하던 일을 하러 돌아간다. 인공지능의 향상을 지켜볼 수 있다. 공격병을 살펴보면 그 숫자가 어찌되었든 항상 여러가지 대열을 유지한다. 학모양의 진형, 생선가시의 진형 등을 유지하며 전진하는 군사들의 모습이 게이머의 입을 못 다물게 한다. 공성무기가 완성되면 이것으로 성을 공격해야 한다. 공성무기 중에는 트레드뷰체나 밤바드캐논 등 사정거리가 긴 무기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황제시대까지 발전하면 나오는 종족별 특수 유니트의 활용을 적극 추천한다. 멀티플레이에서 특히 중요한 이 유니트들은 상대방에 없는 유니트로서 적의 허를 찌를 수 있다는 점과 전선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큰 효과를 가져온다.

영웅이 게임에서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션에 포함된 사실은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전작에서 다룬 한국의 왜곡된 역사 때문에 이번에는 조선족이 포함되지 않았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 몽고만 등장한다. 눈여겨 볼점은 미션을 시작하면 각 종족의 영웅에 대한 역사소개와 그 영웅에 대한 전기가 나온다(프랑크 종족의 잔다르크, 몽고의 징기스칸). 특정 영웅을 키워가는 롤플레잉형 전략시뮬레이션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런 배경을 읽고 시작하는 게임은 아마 에이지 오브 킹스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총평
전작과의 차별화, 전략시뮬레이션의 핵심 포인트 인공지능, 사운드, 시나리오의 구성도 모두 만점을 주고 싶을 정도의 대작이다. 그래픽의 경우 환상적인 구현에도 불구하고 펜티엄 2급의 최신 사양이 필요하지 않는 큰 장점이 있다. 다이렉트 X 기반의 그래픽을 사용하였고 2D와 3D의 조화를 적절히 이뤄 펜티엄 166의 저사양에도 섬세한 배경이 아주 자연스럽게 재현된다. 또한 다양화된 효과음과 배경음악은 게이머의 귀를 즐겁게 해주며 전투 뿐만 아니라 발전 단계별 작업 과정에서도 모든 유니트의 인공지능이 향상되어 절대 짜증을 유발시키지 않는다. 평가 결과 대작의 명성은 모두 갖추었으나 그것이 게이머에게 어느 정도 먹힐지는 미지수이다. 신선함과 전문성을 강화하여 만들어진 이번 에이지 오브 킹스가 연말 국내 게임시장을 얼마나 점유할지 사뭇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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