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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 33년, 무가베 31년, 비야 28년 … 떨고 있는 장기집권 지도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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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장기집권 중인 독재자들이 떨고 있다. 북아프리카 국가 튀니지에서 발원한 ‘혁명의 물결’이 이들 국가에 옮겨붙을 조짐이 보여서다.

 반정부 민주화 시위의 출발점이 된 튀니지는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이 23년간 독재정권을 영위해 오다 최근 축출됐다. 그는 최대 3선이던 대통령 임기를 개헌을 통해 늘려 스스로 장기집권의 길을 열었다가 국민에게 쫓겨났다. 튀니지에 이어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이집트에서는 30년째 집권 중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27일(현지시간) 1만6000명이 수도 사나의 거리로 뛰쳐나와 정권 교체 요구 시위를 벌인 예멘도 상황은 비슷하다.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가난에 찌든 예멘을 33년째 다스리고 있다.

 불똥은 아프리카 ‘독재국가’에도 튀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서아프리카 국가 가봉의 리브르빌에서도 시민 수백 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해 12명이 부상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시위대는 가봉의 유엔 사무소 앞에서 알리벤 봉고온딤바 현 대통령 대신 2009년 대선에서 낙선한 앙드레 음바오바메를 대통령으로 인정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대선은 42년 장기집권 끝에 사망한 오마르 봉고 전 대통령의 후임을 뽑기 위해 치러졌다. 봉고 전 대통령의 장남인 알리벤 봉고 후보가 당선돼 대를 이어 권력을 세습했다. 이달 25일 음바오바메는 “지난 대선은 부정선거였다”며 스스로 대통령에 취임했다.

시위 확산 속도에 놀란 중동 및 아프리카 각국은 반정부 기류 차단 및 확산 방지에 골몰하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42년째 집권 중인 리비아 정부는 240억 달러(약 27조원)의 투자지역개발기금을 조성해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이들 국가 외에도 아프리카에는 장기집권 중인 독재자들이 많아 이들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31년), 주세 에두아르두 도스 산투스 앙골라 대통령(32년),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 적도기니 대통령(32년),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28년) 등이 그들이다. 

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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