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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도시형생활주택 원룸형 천하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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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서울 송파구에 사는 허모씨는 최근 경매를 통해 강남구 역삼동 조흥은행 별관 인근 지역에 원룸과 투룸(거실에 방 한 개가 따로 있는 형식)이 함께 있는 다세대 건물을 매입했다.

이 주택은 4층 건물로 한 개층에 원룸이 2가구 있고, 투룸이 2가구씩 4개층으로 구성돼 있다.

허씨는 “현재 임대료가 월 840만원 정도씩 들어오는 데 투룸을 원룸으로 개조하면 1200만원으로 늘어난다”며 “연간 2900만원 가까이 수입이 증가하기 때문에 곧 개조공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 다세대•다가구 가운데 85m² 이하 투룸형이 사라지고 있다. 수익률 때문에 기존에 있던 전용 85m²이하 소형 주택이 원룸형으로 개조되고 있다.

나비에셋 곽창석 사장은 “서울 강남 지역의 다세대•다가구 가운데 거실과 방이 분리돼 있는 전용면적 40m² 이상을 찾기 힘들다”며 “좀 큰 주택은 보증금이 매우 높거나 전세로 임대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새로 지어지는 도시형생활주택이 대부분 원룸형으로 지어지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는 2만529가구로 2009년보다 13배나 늘어났다.

그런데 이중 89.8%(1만8429가구)가 전용면적 12~50m² 크기 원룸형이다. 10가구 가운데 9가구가 원룸형으로 지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3~4인 가구가 선호하는 전용 85m² 이하인 단지형은 6.8%뿐이다.

야촌주택 장기주 이사는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의 수요자가 대부분 임대사업자인 만큼 임대수익률이 높은 20m² 이하 원룸형으로 건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20m² 크기의 도심 도시형생활주택의 임대료는 일반적으로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5만~50만원 정도다. 방이 한 개 들어간 40m² 정도 크기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60~70만원 수준이다.

장 이사는 “20m²형 20가구를 짓는 것이 40m²형 10가구를 짓는 것보다 30% 가량 수익률이 높다”고 말했다.

단지형 다세대 등에 인센티브 줘야

도시형생활주택 수익률은 미니형으로 짓는다고 해도 대부분 6~7% 정도 수준에 머문다. 도심 지역 땅값이 많이 올라 수익률은 높은 편이 못 된다. 주택 구성을 잘못하면 자칫 수익률이 떨어져 금리 인상 수준에도 못 미칠 수도 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분양가가 일정 이상이면 분양도 잘 안된다”며 “2인용 가구를 위한 도시형생활주택 상품이 많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민간에서 공급을 크게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85m²형 이하 단지형 다세대 등 다양한 주택을 공급을 할 경우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서일대학 이재국 교수는 “앞으로 2인 가구 비중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2인 가구가 선호하는 주택 모델이 많이 공급될 수 있도록 공급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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