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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력 엄청난 중국 법률서비스 시장 도전하려면 언어는 필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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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엄친딸’(엄마 친구 딸)이 꿈꾸는 나라는? 아직도 미국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구세대다. ‘엄친’ 세계에서도 중국이 굴기(起)하고 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차세대 중국 전문 변호사를 꿈꾸는 김혜성(27·사시 48회·사진) 변호사. 대원외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 변호사는 대학 3학년 때 사법시험 1차에 합격한 뒤 4학년 때 최종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졸업한 뒤에는 곧장 국내 최고 로펌인 ‘김앤장’에 입성했다. 이쯤이면 대한민국 엄친딸 중에서도 황금 스펙을 갖춘 셈. 그는 중국 법률 분야를 맡고 있다.

 20일 서울 내자동 김앤장 사무실에서 만난 김 변호사의 머릿속에는 ‘중국’이 화두로 자리잡고 있었다. “다이내믹한 역동성이 중국의 매력”이라는 김 변호사는 외고 진학 때 주위 어른들로부터 ‘네가 사회에 진출할 무렵이면 중국이 대세일 것’이라는 조언을 받고 중국어반을 선택했다. ‘김앤장’에 들어가서도 비즈니스 중국어 시험(BCT)을 치는 등 중국어 학습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중국법 분야에서 법조 인생의 승부를 거는 게 그의 포부다. 다음은 김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요지.

-중국어가 다른 외국어보다 어렵지 않나요.

 “영어보다 중국어가 특별히 어렵다고 볼 수 없어요. 까다로운 발음이 많은 영어에 비해 중국어에는 성조가 네 개밖에 없잖아요(웃음). 중국어는 재미있어요. 지난해 광저우(廣州)에서 온 묘족(苗族) 출신 변호사와 함께 일하며 교류할 기회가 있었는데 사투리가 섞인 발음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기회가 되면 광둥어까지 마스터할 계획이에요.”

 -‘김앤장’의 중국 진출 분야는.

 “국제적인 거래에 대한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중국 전문 변호사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습니다. 사안별로 투입되는 인력이 상대적으로 많죠. 시스템으로 움직여 팩트 파인딩이 잘 됩니다. 빈틈없이 사안을 풀어가는 것이 강점입니다.”

 -중국 법률서비스 시장의 전망은.

 “밝습니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제도를 갖추고 있지만 법을 집행하는 인허가 과정에서 아직은 신속함과 효율성이 미흡한 측면이 있어요. 법률체계가 빠르게 업데이트되고 있어 한국 쪽에서 제대로 팔로업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중국법 관련 학회도 많이 생기고 있지만 실무와 케이스 축적은 부족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즈니스 중국어 시험(BCT) 응시를 준비한다고 들었습니다.

 “문법을 중시하는 신HSK와 달리 BCT는 매우 실용적인 시험입니다. 대신 신HSK보다 어려워요. 성적보다 실력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매일 한 시간씩 투자하고 있어요. 하루 20분씩 전화로 공부하는 중국어가 큰 도움이 됩니다.”

 -중국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취업준비생에게 한마디 조언한다면.

 “중국이 한국보다 뒤처져 있다는 선입견을 가지면 안 됩니다. 중국은 세련미보다 정감미가 있는 나라입니다. 무엇보다 역동적인 역사를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개개인의 프라이드가 강하고, 전체 사회를 유지하는 중국 나름의 원리와 시스템이 있습니다. 법률은 그런 것 가운데 하나죠. 그런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면 중국과 소통할 수 없죠. 중국 법률시장은 잠재력이 큰 분야입니다. 도전할 가치가 있습니다. 그들과 교류하고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해하면 배울 것이 많죠. 무엇보다 재미가 있습니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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