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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성적별 전문화, 시설 고급화, 과목 특화 “달라야 살아남는다” 뜨거운 차별화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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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학습에 열중하고 있는 기숙학원 학생들. [최명헌 기자]

기숙학원이 변하고 있다. 최근 대형 입시학원들의 기숙학원 시장 진출이 잇따르면서 경쟁이 치열해 졌기 때문이다. 시설이나 특화 프로그램 등에서 다른 학원과 차별화된 컨셉트를 내세우지 않으면 주목받지 못한다. 특히 ‘이과 전문’ ‘중하위권 전문’ 등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형태의 기숙학원 운영 시스템이 눈에 띈다. 기숙학원의 변화상을 살펴봤다.

글=김지혁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집을 떠나 장기간 숙식을 함께하는 기숙학원의 특성상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시설이다. 특히 어려서부터 혼자 자라온 학생이 많은 요즘엔 침실이 신경 쓰인다. 최근 이런 추세에 발맞춰 침실 사용인원을 2명으로 낮춘 기숙학원이 늘고 있다.

성균관에듀는 2인1실 침실에 각 방마다 화장실·샤워실을 비치했다. ‘나 홀로 생활’에 익숙한 학생들을 위한 배려다. 성균관에듀 김동춘 원장은 “기존의 상당수 기숙학원들이 모텔이나 연수원 시설을 리모델링해 쓰면서 4~6인실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5~6인 그룹지도를 위한 소규모 강의실도 갖추고 있다.

안성탑클래스는 반별로 독서실을 개설한 것이 특징이다.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우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김재성 이사장은 “교실에서는 집중력을 기르는 데 한계가 있어 개인 독서실을 만들었다”며 “독립적인 공간에서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고 자기주도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예 기숙사동이나 학원 건물을 신축해 커리큘럼에 맞는 독특한 공간배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과목별 특화 프로그램도 돋보인다. 수리영역이 수능에서 점차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특화프로그램이 생겨나고 있다. 아예 이공계열 지망생들만을 위한 학원도 생겨났다. 펜타스그룹은 수리·과학탐구 영역 유명 온라인 강사들을 영입해 이과 전문 펜타스기숙학원을 열었다. 추가비용 없이 베이직 코스, 집중 프로그램 등 수학 특화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강남청솔학원에서 직영하는 강남청솔 비봉·양평 캠퍼스도 계열을 특화했다. 비봉은 이과(8개반), 양평은 문과(10개반)로 각 계열 수준별 수업과 특강이 가능하다.

2012학년도 수능 문과계열에 추가된 미·적분 대비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이천탑클래스는 인문계 수험생들을 위한 방과후 무료 그룹과외를 마련했다. 처음 배우는 미·적분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서다. 또 수학과 외국어에 대해 학습상태를 진단한 뒤 6개 수준별로 나눠 6레벨 수업을 한다.

기숙학원에서 소화하기 힘들었던 수시모집 대비반이나 1대1 멘토링, 진로상담 시스템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학생 밀착관리는 최근 소수정예 학원들이 늘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샘아카데미는 HS대학진학연구소를 설치해 맞춤형 진학 정보와 학습법을 제공한다. 올해는 전문 연구원을 보강하고 입시컨설팅 기관인 유웨이중앙교육과 협력해 보다 체계적이고 신뢰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인문논술·수리논술·입학사정관제·전공적성·진학상담·학습멘토의 6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학림원은 2012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 등 주요대학의 수시모집 비율이 60~80%까지 확대된 것에 발맞춰 특강을 준비했다. 논술반을 정규수업으로 만들었고 입시전문가를 늘려 맞춤형 수시전형 진학컨설팅을 진행한다. 각 대학별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목표대학 논제에 맞춰 개별첨삭지도를 받을 수 있다.

거품논쟁을 불러온 기숙학원비 파괴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기숙학원으로는 특이하게 중하위권 전문학원을 표방한 원주대일학원은 올해 학원비를 월 159만원으로 낮췄다. 대부분의 학원비가 200만원을 상회하는 데 비하면 파격적이다. 또 이듬해 재도전을 원하는 학생에게는 학원비 전액을 면제해주는 리콜제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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