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달디달까, 다디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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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하루라도 달디단 음식을 안 먹으면 집중할 수 없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단것을 먹어야 해소되며, 예전과 비슷하게 단 음식을 먹는데도 불만족스럽다!” 이런 증세를 호소한다면 건강에 해로운 단맛 중독증에 빠져 있을 확률이 높다.

 이 자가진단법에 나온 항목 중 ‘달디단’이란 표현은 매우 달다는 의미로 흔히 쓰인다. “불안하면 달디단 아이스크림이나 케이크 같은 게 막 당겨요”처럼 사용하지만 ‘다디단’으로 고쳐야 어법에 맞다. ‘달디달다’에서 ㄹ이 탈락한 ‘다디달다’를 표준어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 가늘고 작다는 뜻의 ‘자디잘다’도 마찬가지다. 어간의 끝 받침 ㄹ은 ‘ㄷ·ㅈ·아’ 앞에서 줄지 않는 게 원칙인데, 관용상 ㄹ이 줄어진 형태가 굳어져 쓰이는 건 준 대로 적는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매우 긴 것을 나타내는 ‘길디길다’는 이 예외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기디길다’로 사용하지 않는다.

 ‘-디’는 형용사 어간을 반복해 그 의미를 강조하는 연결어미이므로 ‘검디검다·곱디곱다·넓디넓다·쓰디쓰다·약하디약하다·차디차다·희디희다’처럼 붙여 쓴다는 것도 기억하자.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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