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주말 저녁마다 많은 여성들을 설레게 했던 <시크릿 가든>이 막을 내렸다.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등 숱한 명대사를 남기고 ‘시가 폐인’이라는 수많은 팬들을 낳은 이 드라마의 장르는 판타지 로맨스다. 남자 주인공인 김주원과 여자 주인공인 길라임이 마법의 술을 마시게 되고, 둘은 비가 올 때마다 영혼이 바뀌게 된다는 설정이다.시크릿>
초반에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는 혹평까지 들었지만 어느새 여성 팬들은 이 판타지 로맨스에 흠뻑 빠져들었다. 말도 안 되지만, 대신 그만큼 비범하고 특별한 사랑이라는 뜻이므로 여성들은 그 비범한 사랑에 열광하게 된다.
그리고 이 현실성 없는 설정이 판타지 로맨스의 메인 콘셉트가 되고 이는 드라마, 영화, 소설을 넘나들며 여성 팬들을 단번에 사로잡는 흥행 코드로 변신한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트와일라잇><시간 여행자의 아내><말할 수 없는 비밀><렛 미 인> 등이 최근 흥행에 성공한 대표적인 판타지 로맨스로 꼽힌다.렛>말할>시간>트와일라잇>내>
비만 오면 남녀의 몸이 뒤바뀌는 묘한 관계(시크릿 가든), 알고 보니 구미호인 여자친구와의 사랑(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뱀파이어와 늑대인간과 삼각관계를 이루는 인간 소녀(트와일라잇), 알고 보니 유령이었던 여자친구(말할 수 없는 비밀) 등 언뜻 보기엔 황당하게만 보인다. 그럼에도 판타지 로맨스가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사실은 이런 황당함 속에 감춰진 특별한 공식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공식은 남자 주인공의 정형화된 캐릭터. 현대판 백마 탄 왕자님인 남자 주인공은 재벌남, 비범한 힘을 지닌 뱀파이어, 천재 피아니스트 등으로 탈바꿈하며 여성 팬들의 심장을 뛰게 한다. 두 번째는 비현실적인 장르를 극복하는 ‘생활의 리얼리티’다. 이 리얼리티는 주로 캔디 캐릭터인 여자 주인공에게 많이 적용된다.
그래야만 여성 팬들이 자신과 여자 주인공을 쉽게 동일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들 사이를 훼방 놓는 악역은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반드시 이 악역은 미워할 수 없는 치명적 매력을 가짐으로써 악역만을 좋아하는 또 다른 팬층이 형성된다.
2011년에도 어김없이 이와 같은 공식을 지닌 판타지 로맨스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그 첫 번째 주자는 1월에 출간된 소설 <아이 엠 넘버 포>.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인 이 책은 외계 행성에서 온 소년과 인간 소녀와의 애틋한 사랑을 그렸다. 로리언 행성을 구할 운명을 타고난 특별한 존재인 남자 주인공과 발랄하고 귀여운 평범한 고등학생인 여자 주인공과의 풋풋한 사랑, 이들을 위협하는 또 다른 행성의 괴수들과의 전쟁 등 판타지 로맨스가 지닌 흥행 공식을 모두 갖췄다.아이>
할리우드의 흥행마법사 스티븐 스필버그와 마이클 베이 콤비의 선택을 받은 이 책은 영화로도 제작되어 2월 전 세계 개봉을 앞두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트와일라잇>처럼 판타지 로맨스 소설과 영화가 거둔 동시 흥행의 신화를 <아이 엠 넘버 포>가 깰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아이>트와일라잇>
이밖에도 교통사고로 죽은 여자가 49일 안에 진실한 사랑이 담긴 세 사람의 눈물이 있으면 이승으로 환생할 수 있다는 내용의 드라마 <49일>도 방송을 앞두고 있고, 영화로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4편 <브레이킹 던>, 이와이 슌지 감독의 첫 영어 작품 <뱀파이어>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뱀파이어>브레이킹>
판타지 로맨스는 앞으로도 쭉 그 인기가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특별 공식 안에서 얼마만큼 톡톡 튀는 상상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흥행 결과가 갈릴 것이다. 2011년에는 어떤 양념을 가미한 판타지 로맨스가 또 대박 인기를 이어갈지 기대해볼 일이다.
<이 기사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르며, 해당기관에서 제공한 보도 자료입니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