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안상수 대표와 서울대에 미안하다”… 한나라 "아니면 말고식 폭로 뿌리뽑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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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14일 사과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아들이 서울대 로스쿨에 부정 입학한 의혹이 있다’고 폭로한 지 하루 만이다. 당을 대표해 손학규 대표도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의원은 오전 9시쯤 “안 대표와 가족, 서울대 로스쿨 측에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현희 원내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이 의원은 “서울대 당국자의 설명을 존중하며, 스스로 조사해 보지 못한 상태에서 공개 석상에서 그런 발언을 한 것은 제 불찰”이라고 했다.

 손학규 대표는 오전 10시 부산시당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확한 사실관계가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표해 이런 일이 있었던 점을 당으로서 국민 여러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데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이 진지하게 사과하는 유감의 뜻을 표한 만큼 너그럽게 받아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이 의원과 제가 전화를 해서 조치를 했고, 서울대 총장과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에게도 이를 알렸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제보에 대해 확실한 조사를 하고 물증이 있을 때 밝히는 또 다른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에게 사과의 글을 남겼다. 박 원내대표는 조 교수의 트위터에 ‘좋은 지적에 저희도 빨리 사과했습니다. 저도 사과드리오니 좋은 말씀 많이 해주세요’라고 했다. 조 교수는 ‘누구든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을 야권의 믿음직한 ‘맏형’으로 만들어주시길 기원합니다’고 답글을 올렸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날 안상수 대표의 이름으로 이석현 의원과 박지원 원내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고소장을 접수하기 전 이 의원과 박 원내대표가 사과했다는 소식을 들은 안 대표는 “당에서 결정하도록 일임했다”고만 말했다.

고소장에는 "피고소인들은 고소인(안 대표)에게 정치적 타격을 입혀 민주당에 정치적으로 이롭게 하겠다는 공통의 목적과 의사를 갖고 ‘고소인의 차남이 서울대 로스쿨에 부정입학했다’는 허위사실을 적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안형환 대변인은 “이 의원의 사과는 사과이고, 저희는 이번 사안을 이 의원 개인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며 “민주당의 근거 없는 폭로정치, 아니면 말고 식의 정치 공세를 뿌리뽑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절차도 밟기로 했다.

김승현·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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