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프로야구] 파워는 한국,세기는 일본

중앙일보

입력

6일 일본에서 시작되는 '99프로야구 한·일 슈퍼게임은 한국의 파워와 일본의 세기 대결로 승부를 가려질 전망이다.

60여년 역사의 일본프로야구는 전반적인 수준이 한국보다 한 수 위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투수와 타자들의 파워면에서 한국이 전혀 뒤질게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 견해다.

우선 정민태와 정민철, 문동환, 구대성, 임창용 등이 총출동하는 한국 마운드는 투구스피드에서 일본투수들에게 전혀 뒤질게 없다.

일본은 슈퍼루키 마쓰자카(세이부)가 최고시속 155㎞의 강속구를 뿌리지만 나머지 투수들의 평균스피드는 140㎞대 초반으로 오히려 국내 투수들보다 떨어진다.

그러나 신중함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는 일본투수들의 강점은 자로 잰듯이 정확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

우에하라(요미우리)와 노구치(주니치) 등 일본의 주력투수들은 타자를 힘으로 압도하지는 못해도 구석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컨트롤과 절묘한 변화구로 타자를 요리하고 실투가 없을 정도로 정확하다. 때문에 힘과 힘 대결을 펼쳤던 국내 주력 타자들이 일본 투수의 노련함에 애를 먹을 가능성도 있다.

일본타자들도 국내선수보다 힘은 떨어져도 정교함이 앞선다. 팀배팅이 최우선이고 작전이 많은 일본야구의 특성상 타자들은 파워 배팅보다 정확하게 맞히는 타법에 능통하다. 선동열이 일본 진출 초창기 크게 휘두르기 보다 거저 맞히기만 주력하는 일본타자들에게 곤욕을 치른 것이 좋은 예.

반면 이승엽과 양준혁, 마해영 등 국내 간판타자들은 호쾌한 맛은 있지만 팀 배팅과 정확성이 일본타자들보다 떨어지는 점은 어쩔 수 없다.

수비력과 주루플레이는 일본이 확실하게 한 수 위다. 철저한 기본기와 민첩성을 몸에 익힌 일본 야수들의 군더더기 없이 매끈한 플레이가 메이저리그 못지 않다.

하지만 국내 타자들은 어린시절부터 수비보다는 타격에 치중하다보니 실수가 많고 수시로 미숙한 플레이가 노출되고 있다.

'99한·일 프로야구는 파워를 앞세운 한국과 세기로 무장한 일본야구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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