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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숙제 고민, 이렇게 풀어보세요] 초등학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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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방학숙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하면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게 부모의 역할이다. [사진=한우리독서토론논술 제공]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정재은(43·여·경기도 남양주시)씨는 요즘 걱정이 많다. 일기와 독후감 쓰기에 체험·봉사활동까지 아들이 들고 온 겨울방학 숙제가 한 보따리인데 정작 아이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느라 숙제 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다그쳐도 봤지만 “나도 이제 컸다. 알아서 하겠다”며 말을 듣지 않는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음직한 고민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시켜서는 어떤 학습효과도 거둘 수 없다. 아이들이 방학숙제에 흥미를 갖고, 스스로 찾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다.

최석호 기자

다양한 일기형식으로 재미 들이기

“쓸 내용이 없어요.” 일기를 쓰라는 엄마의 강요에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얘기다. 일기 쓰기는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방학숙제 중 하나다. 매일 써야 하기 때문에 어린 학생들에게 그만큼 부담이 되는 것. 한우리독서토론논술연구소 이언정 책임연구원은 “아이와 그날 있었던 생활을 얘기하면서 인상 깊었던 일을 떠올릴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며 “신문·방송·책·여행·날씨·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감을 찾아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형식으로 일기를 써보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다.

# 만화일기=공책의 한 면을 2~6컷으로 나눠 그날 있었던 일을 만화로 표현하는 것이다. 부모는 말 풍선을 함께 달아 사건의 주제와 등장인물의 심리, 장소 등을 쓰게 하면서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6하 원칙’에 대해 가르칠 수 있다.

# 학습일기= 집이나 학원에서 공부한 내용 중 기억에 남는 부분을 정리하고, 그 느낌을 일기처럼 쓰게 하는 방식이다. 그림을 활용하면 학습내용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매일 작성할 경우 학업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아이가 ‘공부’라고 생각해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일 주일에 한두 차례 작성하는 게 효과적이다.

# 독서일기= 그날 읽은 책에 관한 정보와 느낀 점을 중심으로 작성하면 된다. 줄거리를 정리하는 것에 치중하기보다 부모가 아이와 대화를 통해 책의 결말을 바꿔보거나 책의 주인공을 다른 책의 등장인물과 비교하면서 일기 쓰기를 도우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 편지일기= 부모나 친구에게 하루 일과를 이야기하듯 편지 형식으로 쓰는 방법이다. 일기를 쓰면서 편지를 읽을 사람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성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을 키울 수 있다. 드라마나 영화·책의 주인공에게 편지일기를 써보는 것도 상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 관찰일기= 동·식물을 키우는 집에서는 아이가 일정한 시간을 정해두고 특정 동·식물을 관찰하게 한 뒤 그 내용을 일기장에 기록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애완동물의 경우 행동변화와 특성을, 식물의 경우엔 성장하는 모습 등 작은 변화를 기록하면 된다. 관찰일기를 쓰려면 동·식물의 미세한 변화에까지 주의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에 관찰력과 집중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

체험활동보고서는 평소 관심 있는 분야로

체험활동보고서는 아이가 평소 관심을 가졌던 분야와 관련된 장소나 전시관 체험활동을 통해 작성하는 게 효과적이다. 미술·과학·역사 등 분야별 주제를 정하거나 ‘교과서에 나오는 유적 탐사하기’ 등 주제를 분명하게 하면 아이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맘스쿨 유·아동교육사업부 윤설형 과장은 “체험활동을 떠나기 전엔 부모가 미리 체험 장소에 대한 정보를 숙지하는 게 좋다”며 “특히 역사체험의 경우 유적지나 유물에 대해 부모가 어떻게 설명해 주느냐에 따라 활동효과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체험활동보고서를 쓸 때는 체험활동 당시 어디를 갔는지, 무엇을 봤는지, 느낀 점은 무엇인지를 자유롭게 표현하면 된다.

# 체험활동 앨범=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저학년은 그림이나 사진 등을 이용해 체험활동 앨범을 만들면 된다. 스케치북에 체험학습 날짜와 장소를 적은 뒤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붙이고, 관련 프로그램의 특징이나 간략한 설명을 달면 나만의 체험활동 앨범이 된다.

# 체험활동 보고서 지도= 체험활동 현장 도착 지점부터 하루 동안 이동한 경로를 그려나가는 방식으로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그림이나 사진을 첨부하면 체험활동 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역사 유적지를 다녀왔다면 인물의 연대기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 초대장·책·매거진 형식= 전통문화를 체험한 경우 우리의 문화를 소개하는 편지나 초대장 형식을 활용하면 된다. 체험활동시간 동안 아이가 직접 기자나 작가역할을 맡으면서 현장의 모습이나 느낌을 기사나 책의 형태로 재구성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보고서를 작성하다 보면 체험학습에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독후감, 처음에는 느낀 점을 한두 문장으로 표현

상당수 학생은 독후감 쓰는 게 싫어 책 읽기 자체를 거부한다. 그만큼 아이들에게는 글로 쓰는 독후감은 기피 대상이다. 따라서 무조건 독후감 쓰기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단계별로 접근해야 한다. 이 연구원은 “저학년의 경우 책을 읽고 기억에 남는 장면을 그림으로 그리면서 느낀 점을 표현하게 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고학년도 글쓰기를 싫어하는 아이의 경우에는 느낌을 한두 문장 정도로 간략히 정리하게 한 뒤 점차적으로 그 양을 늘려나가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독후감 양식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라면 부모가 ‘왜 독후감을 써야 하는지’ ‘어떤 내용을 써야 하는지’ 등을 설명하고, 수준에 맞는 독후감 1~2편을 미리 읽어보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만화 독후감= 4~8컷의 만화로 책을 읽고 느낀 점을 표현한다. 책의 중심 내용을 각 컷에 그려놓고, 그림 밑에 줄거리를 적는 방식이다. 마지막 한두 컷은 자신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느낀 점을 쓰면 된다. 결말 부분을 다른 시각으로 상상해 보면서 새로운 결말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 사과나무 독후감= 사과 모양 포스트잇에 책의 제목과 작가, 주인공 이름, 책의 중심 사건과 느낀 점을 간략하게 적은 뒤 큰 도화지에 그려진 나무에 붙이면서 사과나무를 완성한다. 울창한 사과나무를 만들려면 다양한 느낌을 적은 포스트잇을 많이 붙여 넣어야 하기 때문에 생각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

# e-메일·일기·카드 독후감= 작품 속에서 마음에 드는 인물을 골라 e-메일이나 편지·카드 등의 형식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적는 것이다. 좋아하는 인물에게 쓰는 편지이기 때문에 정형화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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