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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최신예 연안전투함의 '화끈한' 진수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 해군의 최신예 연안전투함(LCS· Littoral Combat Ship)의 진수식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4일 미국 위스콘신주에 있는 록히드마틴 마리넷 해양조선소에서 미 해군의 세번째 LCS함인 포스워스함 진수식이 열렸다. 뱃머리에 샴페인병을 부딪혀 깨는 전통 의례도 열렸다. 이어 텍사스주 여성 하원의원 케이 그랜거가 손도끼로 견인줄을 잘랐다. 롤러 위에 얹혀있던 3,000톤의 포스워스 함은 삽시간에 메노미니 강으로 '풍덩' 던져졌다.

순간 전투함은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옆으로 반쯤 몸을 눕혔다가 오뚜기 처럼 비틀거리며 몸을 세웠다. 전복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긴장된 순간이었다. 관람객들은 '화끈한' 진수식 모습에 탄성을 질렀다. 미 해군의 3번째 연안전투함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진수식은 경사진 면에 배를 옆으로 '집어던지듯' 밀어내는 '횡진수' 방식을 택해 극적인 긴장감을 더했다.

록히드마틴이 생산한 미해군 연안전투함 1번 프리덤함.

배를 진수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도크식'은 도크에 물을 채워 자연스럽게 배를 띄우는 방식으로 가장 안전하다. '종진수'는 배를 세로방향으로 슬라이딩시켜 뱃머리부터 물에 잠기게 하는 방식이다. '횡진수'는 조선소가 협소하거나 좁은 강가에 있을 경우 배의 앞 뒤를 묶어 경사진 면을 따라 횡으로 밀어내 물 위에 떨어지도록 한다. 이때 배가 심하게 좌우로 요동치지만 무게 중심이 밑에 있기 때문에 마치 오뚜기처럼 좌우로 흔들리다 바로 서게된다.

진수식 때 뱃머리에 샴페인 병(원래는 피를 상징하는 포도주병)을 부딪혀 깨는 것은 해신에 대한 제사다. 여성이 도끼로 줄을 자르는 것은 탯줄을 자르는 것이 그 기원이라고 한다. 새 생명의 탄생을 상징하는 것이다. 진수식 때 여성이 등장하는 것은 19C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진수식에 참여한데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다.

연안전투함은 3000톤 내외로 비교적 작은 규모다. ‘알레이버크(Arleigh Burke)' 급 이지스 구축함의 만재 배수량 9000톤에 비하면 3분의 1에 불과하다. 미 해군은 2000년대 중반부터 작지만 기동력이 뛰어난 연안전투함 개발에 들어갔다. 냉전 이후 대양에서 대규모 전투가 발생할 가능성이 줄고 연안에서 소규모 분쟁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덩치가 큰 이지스 구축함을 투입하자니 수심이 얕은 연안에서는 제대로 작전을 펼칠 수 없었다.

오스트랄 USA가 생산한 미 해군 연안전투함 2번 인디펜던스 함.

연안전투함 사업은 록히드 마틴사의 '프리덤함(LCS 1번함·사진 위)'과 오스트랄 USA사의 '인디펜던스함(LCS 2번함·사진 아래)'이 경쟁했다. 미 해군은 2010년 12월 두 업체 모두를 연안전투함 건조업체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록히드마틴과 오스탈USA 측은 오는 2015년까지 자사 모델을 각각 10척씩 건조하게 된다. 건조비용은 록히드마틴이 약 4억 3680만 달러(약 4930억 원)며 오스탈USA가 약 4억 3200만 달러(약 4880억 원)다.

미 해군 연안전투함은 스텔스 기능과 함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승조원수가 동급 함정에 비해 3분의 1 규모인 45명 선으로 줄었다. 그러나 성능은 세계최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속 50노트(시속 90km)의 속도를 자랑한다. 대잠 전투력도 강화됐으며 기뢰제거 능력도 뛰어나다. 후미 갑판에는 'SH-60 대잠헬기'와 무인 헬리콥터 '파이어스카웃'이 탑재된다.

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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