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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ly?] 배 아픈 원인 다양한데, 소화제만 먹어서야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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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Q 최근 복통이 잦아 소화제를 복용하고 있다. 그런데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 복용량을 늘려야 하나.

A 일상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가 복통이다. 하지만 소화제가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증상에 맞는 치료제를 선택해야 복통을 잡을 수 있다.

 식후에 속이 더부룩하고 체한 느낌이 든다면 소화불량일 가능성이 크다. 이때는 소화제를 복용하는 게 맞다. 위염이나 위궤양이 있는데, 윗배가 쓰리고 쥐어짜듯이 아프면 위산을 억제하는 제산제가 효과적이다.

 복통은 위가 직접 자극받지 않아도 나타난다.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해도 배가 조이고, 뒤틀리며, 쑤시는 듯한 증상이 찾아온다. 이 경우 소화제를 많이 복용해도 효과를 보기 힘들다.

 스트레스와 긴장이 원인인 복통을 ‘경련성 복통’이라고 한다. 뇌는 외부 자극에 반응해 몸 전체에 그물망처럼 퍼져 있는 신경에 신호를 전달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교감신경이 긴장하면서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아세틸콜린을 많이 분비한다. 아세틸콜린은 위와 장의 근육을 수축시켜 경련성 복통을 일으킨다. 반면 위를 보호하는 면역 방어물질은 준다.

 경련성 복통에는 수축된 위와 장의 근육을 진정시켜 주는 진경제가 효과적이다. 진경제는 말뜻처럼 경련을 진정시켜 소화과정을 정상화시키는 약이다. 수축된 위와 장 근육에 직접 작용해 증상을 완화하고, 위와 장의 활동을 돕는다.

 간단히 치료제를 복용해 다스릴 수 있는 복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발생 부위에 따라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식후 오른쪽 윗배가 아프면 담석증일 가능성이 크다. 식사를 하지 않았는데 윗배가 아프면 위궤양일 수 있다. 음주 후 배를 한 대 맞은 것 같아 허리를 펴기 힘들 정도면 급성췌장염이다. 등에도 통증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담석증과 급성췌장염인데 소화제나 제산제를 복용하면서 버티면 화를 키우는 셈이다. 췌장은 염증으로 녹아내린다.

 오른쪽 아랫배의 통증은 맹장염, 왼쪽 아랫배 통증은 대장의 압력이 높아져 대장 벽에 생긴 주머니에 염증이 생긴 게실염을 의심한다. 식중독이나 급성 장염에 걸리면 아랫배가 쥐어짜는 듯이 아프다.  황운하 기자

도움말 부천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문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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