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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선도병원 CEO에게 묻는다 ② 홍영선 서울성모병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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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홍영선 원장이 글로벌 병원으로의 구상안을 얘기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JCI 인증(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국내 최고점수인 98.8점, 하루 외래환자 수 7000명 돌파, 아시아지역 JCI 모델하우스로 선정…. 2009년 제 2의 개원을 한 가톨릭의료원 서울성모병원이 70여 년 역사의 새 장을 쓰고 있다. 국제 JCI인증본부는 서울성모병원을 아시아의 ‘JCI 모델하우스’로 선정했다. 중동·동남아 등 JCI 인증을 꿈꾸는 아시아 병원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면서 해외병원 관계자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4일, 중앙일보헬스미디어 고종관 대표가 개원 2여 년 만에 글로벌 병원으로 도약하고 있는 서울성모병원 홍영선 병원장을 만나 그의 새해 구상을 들었다.

-개원 후 아시아 최고 진료 환경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 개원하면서 면적이 4배 정도 늘었는데, 병상 수(1200)는 그대로다. 환자와 연구를 위한 서비스 공간을 늘렸다. 기본 병실은 6인실이 아니라 5인실이다. 빈 공간에 화장실과 샤워실을 배치했다. 세계 최초로 폐기물 전용 컨베이어 시스템(폐기물과 사람 간의 접촉이 차단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외래환경도 확 바꿨다. 과 중심이 아니라 질병 중심이다. 진료·검사·처치·수납을 한곳에서 해결하도록 배려했다. 철저한 예약시스템으로 환자 대기 시간을 최소화했고, 진료비도 후불제로 번거로움을 없앴다.”

-큰 병원이 좋은 병원은 아니다. 상업성을 앞세우면서 ‘좋은 병원’의 이미지가 퇴색하는 건 아닌가.

“그런 우려가 있었다. ‘1조원을 들여 돈 있는 사람을 위한 병원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최고 의료시설로 최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수익금을 어려운 환우를 돕는 데 쓴다. 많이 벌어야 자선도 많이 할 수 있다. 실제 자선진료비는 개원 전 대비 2.64배 늘었다. 외래환자 자선 지원금은 전년 대비 49%, 입원환자 자선 지원금은 14% 증가했다. 사회복귀·재활·장례 등에 소요되는 금액도 지원한다. 자선진료 환자의 입원을 위해 16개 병상을 우선 배치하는 것을 명문화했다.”

-외국인 환자가 크게 늘었다. 국제화를 위한 특별한 전략이 있나.

“국제진료센터에 외국인 전담 코디네이터가 5개 언어로 환자 진료를 돕는다. 300여 명의 의사 중 70%가 미국을 포함한 영미권 연수를 거쳐 국제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고 있다. 러시아 고객뿐 아니라 카자흐스탄 등 옛소련 국가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미국 LA 코리아타운에 미주 사무소도 열었다. 우리가 파견한 의료진이 일대일 상담을 하고, 국내 방문 시 항공권과 숙박권 예약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미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영상 시스템으로 한국 주치의와 수시로 면담하며 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다.

 얼마 전엔 국제의료보험 회사인 MSH차이나와 직불네트워크 계약도 체결했다. 그 밖에 해외환자 유치 전담부서(대외협력팀)도 만들어 현재까지 120여 개 국내외 대학, 유수 의료기관, 연구소 등과 MOU를 체결했다. 한·중 성형센터 설립도 계획 중이다.”

-경쟁력 우위에 있는 특성화된 센터나 진료과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암병원을 포함한 4개 중점센터와 10개 전문센터다. 특히 암병원·심혈관센터·장기이식센터·안센터는 서울성모병원이 70여 년 진료 노하우를 집약했다. 암병원은 미국식 선진 암치료 시스템인 ‘다학제적 팀 접근방식(연구·진료·환자관리·임상실험·기초과학 등이 연계)’을 도입했다. 고령화 시대에 맞춰 심혈관센터는 조만간 심·뇌혈관센터로 확대할 예정이다. 조혈모세포이식센터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센터로 자리매김했고, 안센터도 자타 공인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최고 암센터인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센터 및 미시간대 심혈관 센터와도 MOU를 체결해 진료·교육·연구의 국제적 위상도 높이고 있다.”

-연구중심병원으로 나아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은.

“면역억제 약물 개발에 관한 연구 중심병원으로 선정돼 보건복지부로부터 연 45억원씩 총 5년간 지원받는다. 연구시설 확충을 위해 별관 2개 층을 비워 공용기기실·냉동고실·저온실·특수장비실 등을 마련했다. 세계적 임상연구심의위원회인 AAHRPP로부터 임상연구피험자 보호 인증도 받았다. 윤리적· 과학적 임상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는 인증이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임상 유치에서 신뢰할 수 있는 연구결과를 제공한다는 국제적 공신력을 확보한 셈이다.”

-인재 발굴과 교육은.

“얼마 전 폐암·식도암 권위자인 성숙환 교수(전 분당서울대병원)를 영입했다. 타 대학 주임교수를 역임한 교원을 영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다. 주임교수 공모제, 보직자 공모제 등 능력 있는 인재 영입을 위해 문을 활짝 열었다. 현재 타 대학 출신 교원 비율이 24%를 넘어섰다. 직원 인재 육성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도 내 옆에 하루 종일 같이 따라다니는 직원이 있다. ‘일일병원장’ 체험을 하는 중이다. 말단 직원부터 주요 보직자까지 누구나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해외연수도 지원한다.”

-U헬스 분야에서 앞서 있다는 평을 받는다.

“당뇨병·고혈압·비만 등 만성질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U헬스를 이용하면 직접 진료받는 것보다 80% 치료비를 절감한다. 우리는 국내 어떤 의료기관보다 앞서 U헬스케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2008년에는 국내 최초 임산부 당뇨 관리 서비스인 ‘케어디 마터니티’를 선보여 U헬스 당뇨 관리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상용화했다. 평생건강증진센터에서는 U헬스 단말기로 혈압·혈당수치 등 건강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U-마리안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정리=배지영 기자

홍영선 병원장은

주요 프로필 ▶1979: 가톨릭의대 졸업 ▶1987~현재: 가톨릭대 내과학 교수 ▶2001~2005: 가톨릭 암센터 소장 ▶2004~2007: 항암요법연구회 완화의학분과 위원장 ▶2007~현재: 아시아 태평양 호스피스학회 회장 ▶2009.9~: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장

주요 업적 ▶2009.10: 세계 최고 암센터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와 업무협약 체결 ▶2010.1: 미국 LA 미주사무소 개소 ▶2010. 2: 한국소비자원 조사 건강검진 서비스 만족도 1위 ▶2010. 6: 미국 임상연구 피험자 보호인증협회(AAHRPP) 인증 획득 ▶2010. 7: JCI 인증 획득 ▶2010. 9: JCI 아시아 지역 벤치마킹 대상 프렉티컴 시범 병원지정 ▶2010. 10: ‘한국인체조직기증원 서울성모조직은행’ 공동 설립 및 운영 협약

▶2010.11: 국제 의료보험 서비스사 MSH China와 직불네트워크 계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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