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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청춘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99호 02면

지난달 30일 서울시립미술관의 ‘SeMA 2010_이미지의 틈’(12월 31일~2011년 2월 13일) 기자 간담회에 참석했다가 순간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SeMA 작가 200여 명에게 설문지를 던져 돌려받은 대답으로 ‘리서치 프로젝트’를 구성한 박혜수 작가의 작품(사진)을 보고 나서였습니다. SeMA는 ‘Selected eMerging Artist’의 약자로 서울시립미술관의 지원을 받는, 떠오르는 신진작가를 뜻합니다. 젊은 작가들의 진솔한 고민을 텍스트로 만든 작품의 내용은 이랬습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이전의 것을 반복하고 있지는 않을까’ ‘언제 완성할 수 있을까’ ‘작업만 하고 싶다’ ‘전시가 끝나면 이 작품을 어떻게 해야 하나’ ‘나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 만족을 위해 가족을 희생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최선을 다하지 않은 작품들이 거래되고 있다’ ‘고작 이 정도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이 세상에서 예술가로 산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일까요. 항상 새로운 것을 선보여야 하고, 자신만의 완성도를 추구해야 하고, 또 그것을 팔아 생계를 잇는다는 것은. 젊은 작가들의 고민은 결국 모든 젊은이들의 고민이기도 하겠죠.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그런 젊음을 위해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가 들려주는 조언입니다.

이 중 ‘인생시계’편을 볼까요. 사람의 평균 연령을 80세로 하고, 태어나 죽을 때까지를 24시간에 비유할 때, (사회활동을 갓 시작한) 24세는 오전 7시12분입니다. 김 교수는 “아침 7시12분은 이제 막 일어나 하루를 준비하는 시각”이라며 “일이 조금 늦어졌다고 하루 전체가 끝장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어깨를 어루만져 줍니다. 고민을 극복할 시간이 충분하다면서.
다른 나이도 마찬가지겠죠. 50세는 몇 시일까요. 오후 3시입니다. 아직 해가 남아 있고, 뭔가 할 수 있는 시간. 새해 둘째 날, ‘청춘’을 이야기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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