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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늘었는데 집값은 제자리?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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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인구가 늘어나는 지역의 집값은 보통 오르기 마련이다. 반대로 인구가 빠져 나가는 곳의 부동산은 떨어질 게 뻔하니 쳐다보지도 말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인구 변화와 부동산은 밀접하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통계청의 ‘2010인구주택총조사’ 잠정집계 결과와 국민은행 부동산 시세 변동률 조사표를 비교해보면 이런 상식을 뒤집어 눈길을 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경기도 화성시다. 5년간 18만9000명이 늘어나 현재 47만7000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런데 화성시 집값은 이 기간 7.1% 오르는 데 그쳤다. 전국 평균(22.4%) 및 수도권 평균(32.9%)에 한참 못미치는 상승폭이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인구가 늘어난 용인시도 비슷하다. 5년간 16만3000명 증가해 85만2500여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용인시 집값은 같은 기간 9.9% 오르는 데 머물렀다. 역시 전국 및 수도권 평균에 한참 모자란다.

반면 인구가 감소세로 전환한 지역이라도 집값이 전국 평균 수준으로 오른 곳도 꽤 있다. 예컨대 전북 인구는 1.7% 줄었지만 집값은 21% 올랐다. 부산(-3.4%)이나 전남(-5.6%)도 인구는 줄었지만 집값은 16.9%, 11.5% 각각 상승했다.

화성시 주택공급 75%나 급증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주택 공급의 영향이다. 화성시의 경우 2005년 주택은 8만8511채가 공급됐다. 이게 2010년 15만4611가구로 75%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2005년 화성시 인구 1000명당 주택수는 306채였으나 2010년엔 323채로 늘어났다. 인구가 늘어나는 것보다 주택공급이 더 많았던 셈이다.

용인시도 비슷한 상황이다. 용인 주택은 2010년 기준 26만7464가구로 2005년에 비해 37% 늘었다. 이에 따라 용인시 인구 1000명당 주택수는 2005년 284채에서 현재는 314채로 늘어났다. 역시 인구 증가에 비해 주택공급 폭이 더 컸다.

서일대 이재국 교수는 “화성과 용인은 신도시 개발지역이 많아 처음부터 아파트부터 지어놓고 인구를 유입시킨 곳이 많았다”며 “교통 등 기반시설이 제때 구성되지 않아 주택공급보다 인구 유입이 늦어지면서 인구가 늘어나긴 했지만 오히려 집값은 떨어졌다”고 해석했다.

인구가 줄어드는 데 집값이 오르는 건 반대의 경우다. 인구가 빠지는 것보다 주택 공급은 더 안 돼 공급이 모자라는 수급 불균형이 생긴 것이다.

부동산부테크 김부성 소장은 “전북•부산•전남 등은 인구가 감소하긴 했지만 최근 5년간 주택공급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주택시장을 전망할 때는 인구구조 변화뿐 아니라 최근 5년간 분양 및 미분양 상황 등 종합적인 공급 물량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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