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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된 특판예금 … 단기상품 피하고 주식·채권에 분산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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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연 4.7~5%.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이런 고금리 특판예금이 불티나게 팔렸던 게 지난해 말과 올해 초였다. 당시 6개 시중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외환)이 판매한 특판예금만 15조원어치였다.

 그로부터 1년 뒤, 특판예금이 일제히 만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3.7~4% 수준. 이 금리에 돈을 다시 맡기자니 성에 차지 않는다. 그렇다고 은행들이 특판예금을 다시 내놓을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만기가 돌아온 특판예금을 타서 어디에 굴려야 할까. 주요 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 5명에게 답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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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5명의 공통된 답은 ‘절대 단기 금융상품에 돈을 묻어두지 말라’는 것이다. 막연히 ‘내년엔 예금금리가 오르겠지’라는 생각으로 금리가 연 3%도 안 되는 3개월짜리 정기예금에 넣어두는 건 위험하다. 금리가 오르긴 올라도 가파른 상승은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1년 정기예금에 가입해 연 4% 이자를 받을 기회를 놓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정기예금은 6개월 또는 1년짜리로 들기를 권한다.

 예금의 대안으로 고려할 만한 상품은 채권이다. 국민은행 방배PB센터의 박승호 팀장은 “연 금리 5%대인 BBB+ 등급 이상의 회사채는 저축은행보다 훨씬 우량하다”며 3년 만기 우량회사채 투자를 제안했다. 크게 욕심내지 않고, 정기예금 금리보다 0.5~1%포인트만 더 얻겠다는 예금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이에 비해 우리은행의 김인응 잠실역지점장은 “우량회사채는 금리가 너무 낮아 매력이 없다”며 “채권에 투자한다면 주식 연계채권인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해외 채권펀드를 대안으로 꼽은 소수의견도 있었다. 하나은행 청담골드클럽의 배종우 PB팀장은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면 연 8%대의 이자를 매월 지급해주는 글로벌하이일드펀드를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보통 특판예금 고객들은 투자성향이 보수적이라 주식과 거리가 있다. 주식에 관심이 있다 해도 이미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해 선뜻 뛰어들기가 부담스럽다. 하지만 5명의 PB들은 “만기 예금자산의 일부는 주식형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금을 떼고 나면 정기예금 금리가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 만큼, 자산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다소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은 만기 예금자산의 30~50%가 적당하다고 조언한다. 대신 지수가 이미 많이 오른 만큼, 인덱스형에 투자하기보다는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상품을 추천했다. 증시가 출렁일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을 분할 매수하고, 주가가 오르면 파는 분할 매수 펀드형 펀드가 대표적인 상품이다. 정해진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채권형으로 바뀌는 목표 전환형 펀드나 자문형 랩도 같은 이유로 추천했다.

 분산투자를 위해 해외, 그중에서도 중국 펀드를 일부 편입하라는 조언도 있다. 다만 어떤 중국 펀드가 나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저평가된 홍콩H주가 유망하다”(국민은행 박승호 팀장)는 조언과 “부자 고객들이 관심 갖는 쪽은 홍콩이 아닌 중국 본토”(신한은행 한상언 팀장)라는 의견이 동시에 나왔다.

 이 밖에 지수연동예금(ELD)·주가연계증권(ELS)·주가연계펀드(ELF)처럼 제한적으로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상품도 PB들의 추천 리스트에 올랐다. 세 상품은 이름이 다를 뿐 운용방식은 거의 비슷하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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