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차 내년에 사도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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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많은 액화석유가스(LPG) 레저용(RV)차량을 내년에 사도 되는 걸까. 정부는 내년에도 7~10인승 차량의 LPG 사용을 허용하는 대신 경유.LPG 가격을 대폭 올리고 2001년부터는 아예 차종별 연료사용 규제를 없애기로 결론내렸다. 이대로 시행될 경우 LPG 값이 대폭 오르게 돼 RV차량이 갖는 '값싼 연료비' 의 장점이 크게 퇴색될 게 불가피할 전망이다.

◇ LPG.경유 가격 얼마나 오를까〓정부는 연료별로 가격차가 심한 현행 에너지 가격체계가 왜곡된 소비구조 문제를 야기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각각 휘발유 값(ℓ당)의 27%.47% 수준에 머물고 있는 LPG.경유 값을 단계적으로 선진국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현재 일본의 경우 LPG.경유의 값은 각각 휘발유 값의 66%.78% 수준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중 관계부처와 전문 연구기관으로 기획단을 구성, 연료별 가격 인상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 RV차 사도 돼나〓일단 RV차량도 LPG 사용이 계속 허용되는 만큼 연료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LPG값이 대폭 오를 전망이어서 기존의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싼 유지비' 란 장점은 퇴색하게 됐다. 그러나 2004년말까지 세금은 승합차 기준이 적용돼 구입시의 등록세와 매년 내는 자동차세 등은 여전히 낮다.

내년에 LPG값(현재 ℓ당 3백37원 안팎)이 현재보다 약 50%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월 2백ℓ의 LPG를 사용하는 승합차의 연료비 부담은 월 3만4천원 정도 늘어나는 10만1천원이 된다.

같은 양을 사용하는 중형 휘발유(ℓ당 1천2백60원 수준)차의 경우 월 연료비 부담은 약 26만원. 연료비 부담은 여전히 연 1백80만원 가까이 차이나는 셈이다.

자동차세도 2천㏄급 중형차는 연 52만원, RV차는 6만5천원이다. 2004년 말까지는 이 차이가 유지되므로 연료비 부담이 늘어난다고 해도 RV가 당분간 매력있는 차종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LPG 연료는 값이 싼 대신 동력과 승차감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또 시내 중심.고속도로에 충전소가 부족한 것도 단점이다. 이런 이유로 선진국에서는 RV차량에 LPG엔진을 장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 택시.장애인용 차량은 어떻게 되나〓수송용 연료의 가격구조 개편으로 LPG의 경우 가격이 오르면 LPG를 연료로 하는 택시.장애인 차량은 물론 경우를 쓰는 버스와 화물차 등의 유지비 부담이 크게 늘게 된다.

정부는 가격구조 개편에 따라 세수가 늘어나게 되므로 이 돈을 활용해 택시.버스.화물차.장애인 차량의 비용 상승분을 보전, 이들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해주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상당한 부작용과 잡음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홍병기.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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