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결혼한 사람이 더 오래 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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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교수의 ‘Hot Issue & Cool Answer’

김석진 교수

결혼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기혼자들과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들 중 누가 더 오래살까? 이는 꾸준히 반복되는 과학자들의 연구 주제로써 이 분야의 첫번째 논문은 약 1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58년 영국인 학자 윌리암 퍼는 프랑스인을 대상으로 혼인상태와 건강에 대한 역학조사 논문을 발표한다. 그는 연구대상자들을 기혼, 미혼, 사별이라는 세 카테고리로 나누어 그룹간의 상대적인 사망율을 조사하였다. 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결혼을 한 사람들 보다 사망율이 높았다. 특히 사별을 한 사람들의 경우 이들의 사망율은 세그룹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논문은 결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학술적으로 증명한 최초의 논문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고 또한 150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결론이 옳다는 것이 그와 유사한 논문들을 통해 반복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하지만 그의 논문을 해석하는데 다양한 이견이 존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결혼이 과연 사망율를 감소시킨다고 결론적으로 말을 할 수 있는가 이다. 왜냐하면 건강한 사람이 결혼할 확률이 높은 것이지 결혼을 해야 건강하다고 보는 것이 무리한 해석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결혼과 건강’에 있어 결혼이 먼저인지 건강이 먼저인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다양한 연구논문들이 기혼자들에게 폐렴, 암, 심장마비와 같은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하고 있으며, 이들이 치매에 걸릴 확률 또한 낮다는 것을 스웨덴에서 발표된 논문이 보여준 바있다.

현대에는 윌리암 퍼의 논문이 주장하는‘결혼=건강’이라는 기계적인 공식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에 발표되는 논문들에 따르면 건강은 결혼을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꾸려가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결혼을 했더라도 부부간의 사이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싱글로 사는 것 보다 건강하지 못하며, 심지어는 스트레스가 있는 결혼생활은 흡연만큼이나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 발표되기도 하였다.

결혼이라는 것은 나의 또다른 반쪽을 만나 더 성숙되고 안정된 삶을 찾아가는 과정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는‘결과’가 아니라‘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김석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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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진 교수는 구강 감염학과 면역학 전문의로 환경성질환을 비롯한 현대질환에 대한 관심을 갖고 '프로바이오틱스 스토리'라는 블로그를 시작합니다. 새롭고 흥미로운
건강정보를 http://probiotics.co.kr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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