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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초크라인’ 최나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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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이달 초 LPGA 투어챔피언십을 앞두고 우승 각오를 다지는 포즈를 취한 최나연. [중앙포토]

“공을 똑바로 치는 것이다.”

 최나연(23·SK텔레콤)은 신지애(22·미래에셋)와 비교해 자신의 장점이 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신지애는 공을 똑바로 친다고 해서 미국에서 ‘초크 라인(Chalk line)’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초크 라인은 분필가루를 넣고 직선을 긋는 데 쓰는, 먹줄 비슷한 목수의 장비다.

 “그런 신지애보다 똑바로 친다는 얘기냐”고 되묻자 “지애는 우드·하이브리드를 똑바로 잘 친다. 그러나 아이언을 똑바로 치는 건 내가 자신 있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거리가 제법 나기 때문에 신지애가 우드를 칠 때 아이언을 치는 경우가 많다. 똑같이 잘 친다면 아무래도 우드보다는 아이언이 정교하다. 그는 오랜 친구인 신지애를 의식해서인지 “지애는 잘하는 것이 상당히 많다”고 했지만 똑바로 치는 것에 대해선 물러서지 않았다. 자신감의 표현이다.

 올해 LPGA 투어 상금왕과 최저타상을 수상한 최나연은 27일 미국 올랜도로 떠난다. 그는 26일 전화 인터뷰에서 “2010년의 일은 좋은 추억일 뿐이다. 이제 2011년을 위해 뛰겠다”고 말했다. 목표는 최저타상이다. “기복 없는 실력과 꾸준한 노력의 징표인 최저타상을 받으면 다른 건 자연히 따라오게 돼 있다”고 했다. 이왕이면 올해처럼 60대 타수(69.87)를 기록하고 싶다고 한다.

 신지애와 최나연의 가장 큰 차이는 정신력이었다. 신지애는 마지막 라운드로 갈수록 강해졌는데 최나연은 반대였다. 그러나 지난해 LPGA 첫 우승을 시작으로 최나연의 태도는 바뀌었고 올해 신지애를 넘어섰다. 올해 LPGA 투어 진출 후 첫 컷 탈락을 한 다음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그의 태도가 얼마나 긍정적으로 바뀌었는지 보여주는 예다. 최나연은 그 비결을 안니카 소렌스탐을 가르친 피아 닐슨에게 배운 덕이라고 말했다. 최나연은 “5시간 가까운 라운드 중 어드레스하고 스윙하는 시간은 20~30분에 불과하다. 나머지 시간에 생각이 많아지면 스윙할 때 복잡해진다. 평시에는 노래를 부르는 등 딴생각을 하다가 야구의 배터 박스 같은 가상의 선을 그어 그 안에 들어가고 나서는 스윙에만 집중하라고 배웠다”고 말했다.

 최나연의 별명은 빅애플(Big Apple)이다. 그의 영어 이니셜(NYC)이 뉴욕시와 같아서 미국 언론에선 뉴욕의 별칭인 빅애플로 최나연을 부른다. 최나연은 “시끌벅적한 대도시가 좋다. 빅애플이라는 별명이 마음에 든다. 뉴욕처럼 다양하고 인기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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