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내 몸 확 바꾸는 ‘좋은 습관’ 만들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53세 직장인 한명수(가명·서울 강북구)씨는 2년 전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20대부터 담배를 피운 데다 술을 워낙 좋아해 술자리가 주 3~4회씩 이어졌다. 그때마다 고기와 튀김·탕 등의 안주를 즐겼다. 그 결과, 키 1m72㎝에 체중이 85~88㎏까지 넘나들었다. 요즘엔 갑자기 혈압이 치솟아 머리가 아프고 손발이 붓는 일이 잦다. 한씨는 “금연과 금주, 식단을 조절하란 얘길 지겹게 듣고 자신도 생활습관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실천이 잘 안 된다”고 토로했다.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로잡으려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한번 몸에 밴 버릇을 끊기란 만만치 않다. 오죽하면 의사들조차 금연에 실패할까. 나쁜 생활습관에서 탈출하는 것은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다. 이 고행을 어떻게 하면 보다 쉽게 넘길 수 있을까.

금연 결심 초기엔 술자리 피해야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5만 명 이상이 흡연으로 사망한다. 하루에 140명꼴이다. 담배는 암뿐 아니라 뇌·심장 혈관을 막아 뇌졸중과 심근경색증 등을 일으킨다.

 금연의 첫걸음은 금연해야 할 이유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가족과 동료가 싫어하고 병에 걸린다는 것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것 등 흡연과 금연의 장단점을 적어 이득과 손실을 비교한다. 다음은 자신의 흡연습관을 분석한다. 주로 언제, 어디서, 얼마나 피우는지 파악한다.

 금연에 실패한 적이 있다면 실패 이유를 찾아 같은 상황을 피해보자. 술자리가 문제였다면 금연을 결심한 첫 한 달은 어떻게든 술자리를 피하거나 비흡연자 옆에 앉는다. 주변 흡연자에게 금연 결심을 알려 자기 앞에선 담배를 삼가고 빌려주지 말라고 부탁한다. 식사 후에 흡연 욕구가 높다면 재빨리 양치질을 하자. 입안 음식 냄새가 흡연 욕구를 부추기기 때문이다. 의지만으로 어렵다면 니코틴 대체 약·껌·패치를 써본다.

열량 섭취 30% 줄이면 수명 10년 늘어나

영양 과다는 영양 결핍보다 위험하다. 당뇨병과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 대부분의 성인병은 영양 과다에서 비롯됐다. 잘못된 식습관은 대물림된다. 엄마가 야식을 즐기면 자녀의 비만 위험이 2.7배 높아진다. 과식은 수명을 단축시킨다. 과도한 영양물이 체내에 쌓이면서 염증이 많아진다.

 절식은 가장 확실한 노화 방지책이다. 평균섭취 열량을 30% 줄이면 수명을 10년 이상 늘릴 수 있다. 가장 쉬운 절식 방법은 밥공기를 작은 것으로 바꾸는 것. 식전에 샐러드를 먼저 먹고 두부와 나물 반찬을 늘린다.

 뇌가 배부름을 느끼는 데는 20분이 필요하다. 따라서 음식을 천천히 먹으면 식사량을 줄일 수 있다. 아침을 먹지 않으면 18시간 공복이 된다. 저녁을 일찍 적게 먹으면 아침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미국 암학회는 매일 400~600g의 채소 섭취를 권한다. 오이 3~4개인 셈인데 부담스럽다면 갈아서 주스로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간식은 튀김과 과자 대신 과일과 채소를 작게 썰어 심심한 입을 달랜다.

 식사일기도 도움이 된다. 언제 누구랑 무엇을 먹었고,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목표했던 것을 얼마나 지켰는지 등을 쓴다. 스스로 행동을 반성하며 교정해나간다. 목표를 달성했다면 갖고 싶었던 것을 사는 등 자신을 칭찬하는 것도 좋다.

잦은 음주, 치매·통풍·관절염 악화시켜

미국에선 폭음으로 매년 4만 명이 숨진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알코올 종류나 도수에 상관없이 2시간 이내에 4~5잔 이상을 마시는 것을 폭음으로 규정하고 있다.

 과음을 피하려면 폭음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 과도한 음주는 혈액 속 당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당뇨병을 야기한다. 술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간이다. 간의 해독 능력을 넘어설 만큼 과음하면 지방간에서 간염, 간경변으로 진행한다. 잦은 음주는 뇌기능 저하·치매·고혈압·발기부전·불임 등의 원인이 된다. 통풍을 유발하고 관절염과 치질을 악화시킨다.

 묘방은 없다. 금주가 익숙해질 때까지 저녁 약속을 만들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업무상 불가피하다면 주위에 금주를 알리고, 물이나 음료수를 마신다.

일보다 운동을 우선순위에 놓도록 습관을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안 하는 사람보다 뇌졸중과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20% 낮다. 운동과 식단을 함께 조절하면 당뇨병 발생을 58%나 감소시킬 수 있다. 운동을 하면 신체기능이 좋아지고, 노화속도가 늦어지며, 우울증이나 불안증 등 정신건강에도 좋다.

 운동은 쉽게 재미를 붙이지 못한다. 운동을 취미로 바꿔보자. 수영과 자전거·테니스 등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운동을 고르고 가족이나 동료·동호회 등 운동 친구를 만든다.

 운동을 일보다 우선순위에서 놓는 게 중요하다. 일하고 남는 시간에 운동하는 게 아니라 운동부터 해야 한다. 운동의 목적과 목표를 분명히 하면 좋다. 체중 감량을 위한다면 주 3회 운동으로 한 달에 2.5㎏씩 감량하겠다는 계획을 짠다. 평소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출입구에서 먼 곳에 주차하기, 멀리 있는 식당 가기 등을 실천한다. 생활습관 개선에 늦은 때란 없다. 2011년 새해부터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누구나 100세 청춘에 도전할 수 있다.

이주연 기자

도움말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서홍관 박사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신호철 교수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양윤준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양팀 이송미 팀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